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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13.도구

puresmile 2016. 3. 6. 15:48

*도구


개념적인 자리에 끼워져 있는 것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 슬프다.

에리히프롬의 이야기처럼 원래 인간들은 모두 저런 기분을 느끼는 것인지,

내가 저런 기분을 느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너와 나 사이에서도 알 수 없는 소외감을 느낀다.

내가 있는 자리가 정말 나만을 위한 자리인지 의아할 때가 있다.

나는 그냥 자리에 존재하는 것인지, 내가 자리 위에 존재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나를 잃어버리기 싫어 소리없이 아우성은 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나를 잃어버리기 싫어 괜한 반항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따뜻한 말 한 마디, 따뜻한 포옹 한 번이 그립지만 원한다고 말을 꺼내지 않는다.

말을 먼저 하게 되면 그저 내가 시켜서, 그렇게 이야기를 들어서 하는 것이기에 입을 다문다.

혼란스럽다. 그저 나 혼자만의 예민함과 날카로움이 날 힘들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물러질수록 그 사이에 나를 지치게 하는 이물질들이 낀다.

이런 상태에서 나는 내 마음을 어떻게 바로 잡아야할지 고민하지만

고민하는 그 자체에 버거움을 느끼며 그냥 잠이 든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 내가 왜 여기에 있는지 나는 나에게 뾰족한 답을 내려줄 수가 없다.

그 답을 왜 내려줄 수 없냐고 내게 반문하면 나는 나에게 미안해져 반문할 수도 없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사랑과 애정과 관심이 정말 많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하지만 쉽사리 말로 내뱉다가 너의 마음까지 서운하게 할까봐 입을 다문다.

현명한 선택과 방법이 무엇인지 아직 알 수 없다. 모르겠다.

이런 시간이 늘어가면서 웃음이 사라질 것만 같아 겁이 난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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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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