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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24.상자

puresmile 2016. 5. 22. 02:56

*상자


1.

케익상자를 들고다니면

기분이 좋다.

곧 상대방을 만나 잔뜩 축하해주고,

함께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코 앞에 있는 것 같아

설레고 기분이 좋다.

굳이 생일이 아니어도.

좋은 날엔 케익을 자주 떠올리고,

결국 케익을 산다.

요즘엔 친구들과 자주 모이지 못하지만,

종종 케익 하나와 흔한 와인 한 병을 사들고

친구들끼리 모여 잔을 기울이고,

하하호호 웃으며 케익을 먹었다.

아무런 기념일 등이 아닌데도

그 날이 우리에겐 특별한 날이 되었다.

케익상자를 들고 가는 곳은

곧 행복한 기운이 넘치게 된다.

내가 케익을 사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2.

그 사람은 아주 귀엽게 맥북 뒤에

조그마한 상자를 숨겨서 천연덕스럽게 걸어왔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의 폼만 봐도

맥북 뒤에 뭔가 있구나, 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리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생각보다 엄청나게 귀엽고 순수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3.

상자에 넣어 고이고이 보관할 것과,

상자에 넣어두지 않아도 될 것들과,

상자의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것들을

잘 구분해야 한다.

이 판단은 한 번에 끝나면 안된다.

생각보다 자주 판단하여야 한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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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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