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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25.친구

puresmile 2016. 5. 27. 00:03

*친구


예전에, 

친구를 외국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사실 그땐 엄청나게 실감이 나지 않았고,

그때 나는 내가 참 감정표현에 서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로는 잘 다녀오라고, 몸조심하라고, 정말 보고싶을거라고,

많이 걱정할거라고, 그리워 할 거라고, 이왕 가는거 정말 야무지게 하고 오라고,

많은 것들을 보고, 듣고 오라고, 좋은 사람들도 잔뜩 만나라고,

그렇게 차분하게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막상 헤어지는 순간에 이야기를 꺼내려니 눈물이 쏟아졌다.

바보같이. 

만감이 교차하며, 마음이 한가득 벅차올라 말보다 눈물이 먼저 나왔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몇 번이나 되뇌이고, 준비하고, 연습했던 말들을 거의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쏟아지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시선을 저 멀리 던졌지만,

이미 친구는 나의 눈물을 보았고, 덩달아 함께 시선을 저 멀리로 던졌다.

그 순간만 생각하면 지금도 괜시리 눈물이 고인다.

헤어지는 순간들은 언제나 마음이 벅차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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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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