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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33.돌아오지마

puresmile 2016. 7. 24. 21:31

*돌아오지마


1.

멀리 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멀리 떠났다.

그 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 곳에서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


2.

내심 아빠는 나에게 많이 서운했나보다.

나에게 다신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애교가 더 많고, 더 사근사근한 딸이 되고 싶은데.

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

앞으로는 그럴 수 있을까.

노력하자. 노력하자.


3.

새파란 시간들이 지나가고 있다.

언제까지나 새파랗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된다면 언제까지나 서툴꺼다.

서투르지 않으려면 새파랗지 않아야 하는 걸까.

새파라면서도 서툴지 않을 수 있을까.

천년만년 새파란 것이 좋은데.

하지만 천년만년 서툴기는 싫다.


4.

생각보다 나는 그리 좋은 사람이 아니였다.

항상 나는 널 탓했다. 

너의 사고방식을 부정적으로 생각했고, 너의 마음을 의심했다.

나를 많이 사랑하지 않고, 점점 무뎌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잘 모르겠다.

타협점을 찾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하는 그런 마음 속 깊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사실 그 마음 속 깊은 대화라고 하는 것은 나를 달래주는 대화들이였다.

나는 위로를 받고 싶었고, 나를 달래주는 대화들을 하고 싶었다. 듣고 싶었다.

계속해서 나는 너를 의심했다. 그리고 나를 의심했다. 선택들을 의심했다.

삐뚤어진 시각들이 쌓이고 쌓여갔다. 어긋난 마음들이 내 안에서 불어났다.

내가 조금은 더 너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네가 조금은 더 나를 이해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결국 나는 너와 다시 만날 수 없었다.

결국 너와 나는 다시 만날 수 없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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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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