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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시간

176.잘한 걸까

puresmile 2017. 5. 21. 23:31

*잘한걸까

1. 사이
속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것이 좋은 관계라고 생각했었는데,
갈등의 불씨를 더 크게 만드는 기름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속마음의 표현은 행복함과 동시에 불만을 낳았다. 
드디어 우리는 서로 잘 지내는 법을 터득했다.
속마음이 조금이라도 노출되면 10번 중 9번은 으르렁대며
날카로운 송곳니와 사나운 발톱을 드러내고 할퀴기 바빴던 우리는,
적당한 거리와 서로에 대한 적당한 마음가짐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는 평정한 시간들을 찾았다. 
약간인지는 모를 아쉬움과 서운함이 전제가 깔리기는 했지만, 썩 나쁘진 않은 전제였다.
서로 바라지도 않고, 그렇다고 냉랭하지도 않는 관계를 만들었고, 관계가 되었고, 관계가 되어버렸다.

2. 겹벚꽃
누군가 내게 모든 사람에게는 결이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 내게 백석의 시집을 선물해주었다.
누군가 내게 경이에 찬 눈빛을 보냈다.
누군가 내게 도망갈 틈을 주었다.

3. 쉽지 않은 것
아무말은 아무나와 할 수 없다.

4. 대화의 흐름
예컨대 '난 여름을 좋아해' 라고 말했을 때,
'왜?'라고 이유를 궁금해 하는 사람이 있고,
'난 여름이 싫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5. 그랬었다
전화를 할까 하다가 이내 다시 아이폰을 잠궜고,
글을 쓸까 하다가, 아니 글을 썼다가 다시 지웠다.
안부를 물을까 하다가 괜한 인사치레는 하기 싫었고,
이야기를 해볼까 하다가 다시 입을 다물었다.
도리어 마음은 편안해졌다.

6. 여운
베티를 대하는 조그의 마음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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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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