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


1.

난생처음으로 귀여운 털장갑이 생겼다. 마치 딱 봐도 크리스마스가 연상되는, 회색 배경에 흰색과 빨간색 눈꽃인지 나무인지 모를 그림이 마구마구 그려져있는 장갑이다. 사실 가죽장갑과 기모장갑이 있긴 하지만, 털장갑을 산 이유는 따로 있다. 초 겨울, 관악산으로 등산을 갔는데 장갑이 아쉬운 때가 종종 있었다. 그때는 산에 오를 때 거의 단거리로 올라갔기에 경사가 가파랐다. 그래서 두 손, 두 발 다 써서 산을 올랐다. 그때 괜히 장갑이 아쉽고 그랬다. 그래서 지나가다 고민 끝에(사실 두 번 고민했다.-한 번은 고민하다 그냥 사지 않음) 장갑을 샀다. 산에 같이 올라가고 싶은 사람과 사이좋게 하나씩 마음에 드는 색의 장갑을 골랐다. 그 뒤로 한파가 찾아와서 등산을 가지 못했다. 이제 1월도 슬금슬금 지나가고 있으니, 조금 날이 풀리면 이 장갑을 끼고 다시 등산을 가고 싶다. 


2.

사실 올 겨울을 나면서 장갑이 딱히 필요없었다. 내 손은 장갑을 낀 것보다 더 따뜻했다.


3.

설거지를 할 때 고무장갑을 사용하지 않으면, 괜히 나의 건조한 손이(내 손은 평소에 건조해서 손을 씻은 후에 꼭 핸드크림을 바른다) 주방세제의 그 거품이 가득한 비눗물을 다 흡수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고무장갑은 두꺼워서 어떤 것이든 거리낌없이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실제로 화장실을 청소할때도 고무장갑은 굉장히 유용하다. 고무장갑은 살면서 집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이사가면 고무장갑 하나 더 사야지!


4.

궁금한 게 있는데,

손이 원래 따뜻한 사람은 겨울에 손이 시려울까?

나는 사실 손이 별로 따뜻하지 않아서 겨울에 찬바람이 불면 손이 더 시려운데,

손이 원래 따뜻한 사람은 겨울에 손이 얼만큼 시려울까? 

마치 선선한 곳에 있다가 차가운 곳에 나가는 것보다 따뜻한데 있다가 차가운 데로 나가면 더 많이 춥게 느껴지는 것처럼, 손이 따뜻하면 손이 차가운 사람보다 찬바람이 더 차게 느껴질까?

아니면 그 따뜻한 온기가 장갑처럼 보온역할을 해주어서 정말 손이 덜 시려울까?

그냥 찬바람이 불면 손은 다 똑같이 시려울까?

궁금하다.


5.

작년 커플 목도리에 이어 동생이 커플 장갑을 내 생일선물로 주었다.

작년에 받은 커플 목도리는 (나는 하늘색, 동생은 분홍색) 올해도 종종 사용하는데,

장갑은..... 모르고 빠뜨린척 하면서 집에서 안가지고 왔다.

왜냐면 장갑에 잔뜩 붙어있는 털 장식이 너무 쉽게 빠지기 때문이다.

그 털들이 내 코트, 니트, 치마 등에 잔뜩 묻어 돌돌이로 항상 떼어 낼 것만 같은 예감에....

사실 모르고 빠뜨린 척 한것이지 일부러 집에 두고왔다. 동생아 미안해. 어쩔수없었어..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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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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