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점

1.
'상대방이 싫다는데 그럼 나도 쟨 저렇구나, 나랑 틀리구나, 생각하고 말지. 지금까지 난 이런식으로 살아왔어'
'그렇다고 나한테까지 그러면 어떡해? 그냥 한 번 보고 말 사이야? 우리가? 그냥 아, 애는 나랑 생각이 다르구나. 하고 등 돌리면 되는거야?'
'아니, 그건 아니지'
'그럼 왜 그런식으로 말하는데?'
'하..'
전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것만 같았다. 이해받고 싶었고, 이해받길 원했다. 아마 이런 생각은 서로가 동일했겠지. 감정은 한껏 고조되고, 목소리는 격앙되었다. 한 명은 무표정을 지었고, 다른 한 명은 인상을 썼다. 이렇게 끝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합의점을 찾았다. 사실 '이것이 합의점이야'라고 드러내어 말한 적은 없었다. 그저 서로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어주고, 서로가 어떤 부분에서 불편해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있는지 계속해서 이야기를 했다. 내가 기분이 상하면 왜 상했는지 궁금해했고, 어디가 언짢은지 항상 물어봐줬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씩 하나씩 합의점을 찾았다.

2.
'난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걸 알고 싶어. 우리는 그런 표현이 없잖아. 우리는 서로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런 표현들이 없잖아.'
'꼭 그런 표현들이 있어야지 그런걸 아는거야?'
뻔히 어떤 마음인지, 무엇이 우리에게 부족했는지, 서로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서로가 어떤 부분을 원하는지 질문조차 오가지 않았다. 아쉽다 말을 하면 이해할 수 없다는 더 큰 산이 내게 다가왔다. 한 때는 그런 표현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야 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만이 쌓였고 서운함이 쌓였다. 왜 서운한지, 왜 불만인지의 대한 질문은 없었다. 질문이 없으니 대답도 없었다. 하소연하듯 서운함을 내뱉기만 했다. 이해할 수 없다며 짜증을 내기만 했다. 노력, 그런 개선의 노력은 있었을까, 라고 생각해봐도 그런 노력은 도무지 와닿지 않았다. 그저 억지만 있을뿐. 결국 우리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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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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