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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226.중심

puresmile 2018. 5. 6. 23:23

*중심

1.
이젠 클릿페달을 사용하고도 자전거에 성큼 올라간다. 
그 자전거에 중심을 잡고 내 몸을 앉히는 일이 은근 짜릿하다.
마치 스노우보드에서 중심을 잡고 처음 S자를 그려 내려갔던 때와 느낌이 비슷하다.
나름 요령이 생겨서 사람 많을 떄는 클릿도 한 쪽만 끼우고 다니는 여유도 조금은 부리고,
정차하기 몇미터 전부터 왼쪽 발 클릿을 딸깍 빼는 여유도 부린다.
사실 작년에 크게 낙차한 이후로 다운힐이 아직 많이 두렵고, 커브도 적응이 덜 되었지만,
조금씩 내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2.
내 자신이 한결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상황들이 바뀌고, 옆에 있는 사람이 바뀌고, 무언가의 책임이 늘어날 수록 뭔가를 참아야 하고, 견뎌야 하고, 변해가는 게 싫었다. 환경에 휘둘리는게 싫었고, 사람에 치이는게 싫었다. 나 아닌 타인과의 관계에서 서로 대화를 하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맞춰가는 변화는 언제든 환영이지만, 그게 성숙해지고 있는 길이라고 생각이 들지만, 언제나 항상 그렇게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니까. 이 현실 속에서 내 자신을 잃는 것이 두려워 언제나 발버둥치고 지금까지 어떤 방식으로 살아왔는지 되돌아보게 되고,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떠올리게 된다. 나, 계속해서 이렇게 살고 있어도 되는 거겠지. 삶을 바라볼 때 조금은 이상 아닌 이상을 그리며, 좋은게 좋은거라며 큰 고민없이 껄껄 웃으면서, 심지어 심각한 일들도 조금은 편하게 바라볼 줄도 알면서, 그렇게 지내도 되는 거겠지. 나 아직은 내 소신대로 살아가도 되는 거겠지.

3.
어떤 마음을 먹고 사느냐가 사는 방식을 너무나도 많이 좌우한다.
그래 조금은 재미있게 살아도 되잖아.

4.
너도 나와 그렇게 살아갔으면.
그렇게 우리끼리의 삶의 방식을 오물조물 만들어가며 살아갔으면.

5.
조금은 이렇게 생각해봐, 
조금은 쉽게 생각해봐,
조금은 편하게 생각해보자.
이런 말들이 누군가에겐 매우 불편하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나역시 내가 저런 마음가짐을 갖게 되기 전 까진,
이렇게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끼게 되기 전 까진,
많이 아팠고, 많이 쓰렸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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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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