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리스트

1.
다른 스트리밍서비스에도 이런 기능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쓰고 있는 스트리밍서비스에는, 작년 이 맘때쯤 들었던 노래들을 보여주는 기능이 있다.
가끔씩 작년 플레이리스트를 보고 있으면, 작년의 내가 새록새록 떠오른다.
여름 밤에 창문을 열어두고, 조그만 책상을 펴놓고 한국어교원자격증 공부하던 내가 생각나고,
퇴근하고 집으로 어느때보다 힘차게 걸어오면서 듣던 내가 생각나고,
심지어 제작년에 베트남으로 여행가기 전 자주 듣던 노래를 떠올리며 다시 들었던 내가 생각나고,
좋아하는 카페를 가려고 전철에서 이어폰을 끼고 당산철교 건널 때 한강을 바라보던 내가 생각나고,
가끔 평택 원래 집이 그리운건지, 대학교가 그리운건지,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하면서 들었던 노래를 다시 들으며 그 때가 그리운건지 뭐가 그리운건지 답을 내지 못했던 내가 생각나고,
서재페 가기 전 조금이라도 더 아는 노래가 나오길 바라면서 열심히 HONNE 노래를 반복했던 내가 생각나고,
너를 만나겠다며 귀걸이를 하고, 립스틱을 바르고, 혹시 눈꼽이 생기진 않았을까, 눈썹이 얼굴에 묻진 않았을까, 살짝 긴장한 나를 느끼고 긴장한 나를 완화시키려 노래를 틀어놓고 거울을 보던 내가 생각나고,
난생 처음으로 입문급 로드를 사고, 인천이고, 팔당이고, 여기저기를 다녀와서 집에서 샤워하면서 노래를 따라 부르던 내가 생각났다.
음악은 그 때와 그 장면들을 떠올리게 해주는 힘이 있다. 

2.
요즘은 스트리밍앱을 잘 켜지 않는다.
대신 팟캐스트를 켠다.
음악을 듣고 싶어도 의식적으로 팟캐스트를 켠다.
그리고 JJ Brothers' 어드벤처 잉글리시를 듣는다.
원래는 일빵빵을 먼저 들었었는데, 일빵빵 아저씨보다는 이근철아저씨가 흥이 더 많고 즐겁다.
존발렌타인도 한국에서 엄청 오래살았는지,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고, 심지어 유머까지 한다.
지금은 거의 300회에 다다랐지만, 나는 1회부터 듣고 있다.
Tom과 Amy가 막 해외여행을 가려고 짐을 싸고, 공항에 가서 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이제 막 타서 자리에 앉는 것 까지 들었다. 
Tom과 Amy가 여행을 즐기고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올때까지 부지런히 들어야겠다. 
대신 내 플레이리스트는 마라톤 할때 듣는 곡들로 가득차있다.
4월 말에 마라톤에 나갔는데 달리면서 들었던 신나는 곡들.
아마 그대로 두고, 7월 마라톤때 그대로 다시 들을 것 같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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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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