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수건

1.
분홍색 배경에 장미가 가득가득 담겨져있는 손수건을 들고 다닌지 약 10일정도.
원래는 코스터용으로 샀다.
회사에서 자리를 변경하여 책상도 다른 종류로 바뀌었는데, 유리가 깔린 책상이였다.
그냥 유리가 없었던 책상일 때는 잘 몰랐었는데,
유리책상을 쓴 후 커피를 사서 책상에 두면 온도차로 이슬이 맺혀 
책상 유리에 물이 흥건해져서 다른 종이를 두거나 할 때 물이 많이 묻었다.
그래서 코스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코스터를 검색해봤는데,
딱히 마땅하게 마음에 쏙 들게 예쁜 것도 없고,
가격은 싸지만 배송비는 비싸고(코스터를 사는건지, 배송비를 내고 코스터를 받는 것인지),
비싼 것은 사기 싫고,
그래서 고민하다가 문득 손수건이 딱 떠올랐다!
그렇지, 내가 손수건이 없었지.
안그래도 작년 겨울에 큰 맘먹고 다림질을 해보겠다며 스팀다리미와 내 앉은 키 만한 다리미판을 샀었다.
면으로 된 셔츠들은 세탁 후 잔뜩 구겨져서 다렸는데,
면이 아닌 얇은 블라우스들은 위에 얇은 천이나 손수건을 대고 다려야 할 것만 같았다.
안그러면 새카맣게 탈 것만 같았다.
그래서 손수건을 찾았지만 집엔 손수건이 없었다.
손수건을 이미 찾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손수건을 사면 코스터도 되고 일석이조라는 생각에
손수건을 난생처음으로 검색해봤다.
우와 생각보다 손수건이 싸고(게다가 브랜드다) 예쁘고, 질이 좋은 것들이 엄청 많구나.
이렇게 손수건세계에 몇 분 빠져 있다가 예쁜 장미가 잔뜩 그려져있는 손수건을 발견했다.
가격도 진짜 아주 저렴하고, 심지어 무료배송상품이여서 당장 주문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친한 회사 친구한테도 거의 내가 강제로 사주다시피 얘기해서 그 회사 친구꺼까지 같이 주문했다.
너무 마음에 든 이 손수건은 배송도 엄청 빨랐다. 바로 다음날 우리집 문 앞에 놓여져 있었다.
손수건을 산 지 10일이 지났고, 
그 10일 동안 나는 이 손수건을 코스터보다 무릎 덮개나 방석 용도로 제일 많이 사용했다.
짧은 치마만 입는 나에게 여름날 타는 지하철이나 버스는 고통이다.
에어컨이 너무 세게 틀어져있는 경우가 많기에 춥다.
특히 지하철은 알루미늄(이 맞나)으로 되어있는 의자라서 앉으면 허벅지살이 바로 의자에 닿아 너무 차갑다.
그래서 오늘도 지하철 의자에 손수건을 깔고 앉았다.
또는 버스에 앉으면 치마 앞이 들려서 그 위를 손수건으로 덮으면 너무 편하다.
물론 회사에서 여전히 커피를 마시긴 하지만, 생각보다 코스터용도르 손수건을 잘 꺼내지 않는다.
항상 꺼내있으면 모르겠는데, 이 손수건은 항상 회사 책상 위에 꺼내놓기가 괜히 아깝고,
회사에만 두기가 괜히 아쉬워서 그냥 항상 가방 안에 넣고 다닌다.
앞으로 이 손수건 용도가 매우 다양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여름은 이 장미 손수건과 함께 해야지.

2.
손수건을 들고 다니면 왠지 요조숙녀가 된 기분이다.

3.
눈물을 닦을 때 쓰이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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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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