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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238.가뭄

puresmile 2018. 7. 29. 22:55

*가뭄

1.

쩍쩍 갈라지는 메마른 마음이였다가도,
촉촉한 단비처럼 충만한 마음이였다가도,
다시 또 건조해지고,
또 다시 촉촉해지고.
이게 사는 것이라면 사는 것이고,
견디지 못한다면 고통인 것이고.

2. 모든지 녹아버릴 것만 같은 더위 속에서

숨이 막힌다
뭔가 하고 싶은 생각보다는 그냥 얼떨떨하다
알량한 나는 그 관심에 또 다시 눈이 멀 것만 같아서 또 겁이 났다
눈이 멀어 마음을 기대면 결국 또 다시 무너질 것이 분명하여 두려웠다
예전에는 울면 좀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이 조금은 되었는데
이제는 운다고 달라지는게 없다는 걸 피부에 와닿게 느끼면서 
울 마음도 울 생각 자체도 없다
(이러다 결국 언젠가 터지겠지만)
상처를 받은 나에게 그나마 그렇게 한 게 내게 예의였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3.

집안에 빨래를 널기 시작한 이후로
날씨에 대해 예민해졌다.
비가 오는 날에는 문을 어쩔 수 없이 닫아야 하기 때문에
면이 두꺼운 빨래에서는 큼큼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우리집에는 수건을 넣는 빨래바구니와 일반 옷을 넣는 빨래바구니,
이렇게 두 개의 빨래바구니가 있다.
두 빨래바구니가 다 비는 날엔 마음이 그렇게 후련할 수가 없다.
그 날이 바로 오늘이다.
밀린 숙제를 다 한 것처럼 홀가분한 오늘.

4. 올해 조금 뼈저리게 느낀 것

날씨가 내 기분에 영향을 주고,
내 기분이 내 주변에 영향을 주고,
내 주변이 내 환경에 영향을 주는 것을
올해 뼈저리게 느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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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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