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2012.12.13 02:17

모르겠다. 어느 순간부터였는지.

아니, 순간이라고 말하기엔 길고 기나긴 시간일수도 있다.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나만의 정사각형을 자꾸 만드려고 애썼다.

솔직히 몰랐다. 애쓰고 있었는지. 그 사실조차 몰랐다.

그런데 느끼게 되었다. 그랬다는 내 자신이 있었던 것을.

내가 언젠가부턴가 꽤 오래전부터 나만의 정사각형을 만드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는 사실을.

또한 어렴풋이 드는 생각은, 그 정사각형을 지키고 지키려고 하고 있던 과거의 내 자신.

그 과거의 나 자신이 안쓰러워 보인다는 생각.

그리고 지금,

만드려고 애쓰던 그 정사각형의 테두리를 점점 없애고 있다는 내 자신을.

사실 자의적으로 없애는 건 아닐 수도 있다. 내 맨탈이 한 층 더 올라가서 일수도 있겠고,

주위의 환경과 지금까지의 수많은 경험때문일수도 있겠고. 

어쩌면 나는 없애기 싫었으나, 점점 더 없애가는 나의 또다른 면이 이기고 있는 걸지도.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왜 나는 나만의 그, 정사각형을 지키고 싶어 했을까.

왜 그 당시의, 그 때의 나 자신을, 내가 처한 상황들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랬던 것일까.

자의에 의한 변화든, 타의에 의한 변화든 변화를 저항은 물론 있지만, 그 저항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꼭 나쁘고 안좋은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점점 정말 느릴수도 있겠지만, 한걸음을 떼는게 힘들수도 있겠지만, 어쨌던간에 더 나아가는 나 자신의

테두리 선이 얇아지고 있다는 것을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는 내 자신의 또다른 문을 열고 있다. 

내 마음속에 얼마나 많은 문들이 남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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