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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맞다,
깜빡하고 아까 약을 안사왔다.
한쪽 코만 걸렸던 코감기가 양쪽 다 왔다.
아무튼 코감기.
그 때문에 미각이 둔해졌다.
하지만 내 마음은 점점 예리해지고 있다.
둔해진 미각 덕에 밥먹을때 도대체 내가 지금 무엇을 씹고 있는지
느끼지 못하고 있다.
아, 식감은 느끼는구나.
애호박은 설겅설겅, 무는 아삭아삭, 밥은 꼬들꼬들, 이정도?
바쁨과 헛헛함은 반비례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상관관계가 없음을 알았다.
뭐, 애초부터 둘을 비교하는 자체가 웃긴 일이긴 하지만.
또 다시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있다.
난 잘 자고 싶은데.
피곤이 몰려옴에도 불구하고 자꾸 무언가 각성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핫식스나 레드불?같은 음료를 먹으면 이런 상태인가?
예전에 핫식스를 난생처음 한모금 마시고 도저히 나랑 안맞는거 같아서
그 이후론 절대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근데 문득 궁금해졌다.
하지만 마셔볼 생각은 없다.
날이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원피스를 입고,
꽃과 푸르름이 있는 곳으로 사뿐사뿐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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