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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밤에 읽어서 참 다행이다

puresmile 2013. 5. 13. 00:27

얼마 전 니 검진결과가 좋지 않아서 걱정이야

아무래도 내 탓이 아닐까 너무 죄스럽더라고

나는 너한테 욕심만 부리고 있었어

내 모든것 알아차려 주는 사람이길

작게는 자전거 잘타길,

밥풀 흘리지 않길,

열쇠 잃어버리지 않길.

근데 어느샌가 내 욕심이 내 눈을 가렸나봐

힘든 니 표정은 헤아리지 못하고

불평만 늘어놓는 오래된 남자친구가 되어 있었던 거야

미안, 미안해

다시 숨을 고르고 생각해보니

나는 그냥 니가 건강했음 좋겠다

내 마음 몰라줘도 되고,

자전거 못타도 되고,

밥풀 흘려도 되고,

열쇠 잃어버리면 다시 맞추면 돼

그래야 같이 토마토고추장밥도 먹고

놀이동산도 또 가지

몇일전 새벽 티비에 나온 우리 모습을 몇번이고 돌려본 적 있어

거기에 나온 니가 너무 귀여워서

날 바라보는 너의 표정이 오래전 그때와 다르지 않아서

그렇게 한결같은 니가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들고

나도 너를 닮고싶어

그렇게 같이 늙어갔으면 좋겠다

익숙한 동네에서 오래도록 함께 

2013년 맑은 날, 너의 종 정치 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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