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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상한 날

puresmile 2013. 7. 10. 02:05

생각해보니 며칠 전, 이상한 날이 있었다. 


음, 사건의 전말은 아마도 밤 10시 20분경? 

(사건의 전말이라기 보다는, 

왜 이상한 날이였는지 곰곰이 되짚어보다가 그 시간부터 오해가 시작 된 듯 해서 그 시간으로 정했다) 


그때 나는 티비를 보면서 더치커피를 물에 희석시켜서 마시고 있었다. 

그 더치커피는 케냐AA였고, 원액을 물에 한.... 1:2.5 비율로 타서 마셨다.


그리고 나서 새벽 3시쯤인가, 침대에 누웠다. (요즘 자는 시간이 늦긴 했다) 

오늘은 왠지 침대에 거꾸로 눕고 싶었다. 그래서 베개를 발 쪽에 놓고, 거꾸로 누웠다.

 

그리고 한.. 얼마나 지났을까. 잠이 안오는 것이였다. 

내 책상에 맥북이랑 아수스노트북이 있는데, 

그 날따라 두 개의 노트북 모두 제대로 전원을 끄지 않고 그냥 닫았는데, 

아수스노트북에서 자꾸만 소리가 났다. 

위이이이잉.

그 소리가 굉장히 거슬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것 때문에 내가 잠을 못자나? 


사실, 나는 누우면 5분 내로 잠드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잠이 올 때까지, 피곤할때까지 버티다가 자는게 더 정확한 말이지만) 

그리 소리에 예민한 편이 아니다. 

그런데 그 노트북이 거슬려서 제대로 끄고 자야지, 라는 생각에 몸을 일으키려고 덮고 있던 이불을 걷었다. 

그 순간 노트북이 엄청나게 조용해졌다. 아, 이제야 제대로 꺼졌구나. 라는 생각에 그냥 이불을 다시 덮었다. 


그리고 몇 분이 지났을까.. 또 잠이 안왔다. 왜일까? 아까 마신 커피 때문인가? 

(원래 나는 커피, 카페인 등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몸이다. 

핫식스나 이런건 안마셔봐서 모르겠는데, 아메리카노, 편의점 캔커피 등을 마셔도 바로 잠을 잘 잔다) 

더치는 많이 마셔보지 않아서, 괜히 무의식 중에 더치에 신경이 쓰였나? 

그런데 이상했다. 더치는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다고 하는데.. 내 몸은 다른 커피말고 더치에 반응하나? 

말 그런건가? 뭔가 더치에는 내 몸과 충돌하는 무언가가 들어있는 걸까? 

카페인이 들어있지 않다고 하지만 소량의 카페인이 날 잠 못재우나? 

나도 역시 다른 이들처럼 카페인에, 커피에 잠을 못 잘 수 있는 건가? 


...


더 이상의 증거가 없고, 심증뿐이여서 더치를 의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해봤다. 내가 이렇게 잠을 못 자는 날이 있으면, 

분명히 그건 정말 피곤+피곤+피곤+피곤 한 날이다. 

내 몸이 정말, 많이, 굉장히 피곤하면 잠을 쉽게 못 잔다. 

그래서 오늘이 그런 엄청난 피곤이 내 몸에 얹혀진 날인가? 라고 생각을 해보았다. 

음.. 그 날은 별 피곤한 일이 없었다. 무리하지도 않았다. 그냥 내 체력내에서 적당히 움직인 날이였다. 


...


더 이상 피곤도 의심할 수 없었다. 


음. 그러면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왜 나는 잠 못이루고 있을까? 고민을 해봤다. 


아, 자는 방향이 달라서 그런걸까? 항상 자는 방향이 아닌, 발 놓는 부분에 베개를 두고 거꾸로 자서 그런걸까? 

내가 그렇게 잠자리가 예민한 여자였나? 

(사실 나는 엄청나게 잠자리가 예민하지 않다. 

어릴 적에 수련회를 갔든, 엠티를 갔든, 친구네 집에 갔든, 그냥 피곤하면 잔다) 

나 이런거에 예민하지 않는데..그래도 혹시 바뀐 건 아닐까? 

내가 괜히 오늘부터 잠자리에 예민해진건 아닐까? 

역시 사람은 자던대로 자야하나? 라는 생각과 함께 이불을 걷고,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베개를 제대로 된 자리에 놓고 원래 항상 자던대로 몸을 뉘였다.  


그리고 아이폰 홈버튼을 눌러 몇 시인지 확인해보았다. 

AM 5:00


??


나 두시간 동안 잠을 못자고 있었던 거다. 

뭐지.

이게 말로만 듣던 불면증인가?

내가 불면증에 걸린걸까?

나 이제 맨날 잠 못자는 걸까?

내가 불면증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라는 걱정을 한 후 

잠이 들었다.





오늘, 더치커피를 다시 마셔보았다.

과연 오늘도 잠이 안온다면 더치 때문에, 내 몸이 더치에 뭔가 이상한 반응을 해서 잠이 안오는 거라고 답이 나오니까.

하핳. 그런데 지금은 누우면 바로 잘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왔다. 

더치가 범인이 아니였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과연 그 날은 왜그랬을까.





나름 생각해보다가,

그 이상한 날, 다음날에는 '오전에 치과를 예약한 날이였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교정이 거의 막바지인데다가, 의사선생님이 항상 '잘하면 다음달에 교정장치를 떼실 수 있겠는데요' 라는

이 희망적인 말 때문에,

무의식 중에 내가 무지 설렜나보다.





하지만, 교정장치는 여전히 내 치아 위에 딱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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