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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31.비행기

puresmile 2014. 8. 10. 19:47

*비행기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내 사랑하는 소중한 친구가 먼 나라로 떠난다.

평생 떠나는건 아니지만, 같은 한국에 없다니 굉장히 허전할 것만 같다.

항상 만나면 즐겁고, 별일이 없어도 재미있고, 소소한 담소를 나누며 행복을 논하고, 때론 서로 잔소리도 해주며, 그렇게 한 해, 한 해 지내왔는데.

곧 있으면 찬 바람이 슝 부는 온전한 가을이 100% 첨가된 밤을 느껴, 바로 카톡으로 지금 가을이 100%라고 이야기 하면 동감해 줄 수 없겠지.

첫 눈이 어설프게 오면 왜 눈이 이렇게 어설프게 오냐며, 또는 왜 지금 이 상황에 첫눈이 내리냐며, 불평불만을 이야기해도 바로바로 대답해주지 않겠지.

때론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받아, 나 지금 이런 선물을 받았는데, 이런 뜻이 담겨져 있어서 엄청 지금 좋은 내 기분을 설명해 주고 싶은 그 순간, 바로 전화를 걸 수 없겠지.

생일이 나흘밖에 차이나지 않아 우리 생일파티는 언제할까, 어디서 뭘 할까, 무엇을 먹을까, 하며 함께 고민할 수 없겠지.

폭설이 와서 설질이 좋다며 스키장을 가자고 잔뜩 흥이 난 목소리와 표정으로 이야기 할 수 없겠지.

겨울이지나 봄이되어 봄바람에 내 마음이 울렁거리고 설레여 함께 소풍가자고 할 수 없겠지.

아쉽고 또 아쉽다.

하지만 서로 대화가 부족해져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에.

타국에 가서 마음 편하게, 여유롭게 지내는 순간이 많지 않겠지만, 그 곳에서의 시간을 통해 분명히 성숙해질 것이라고,

조금은 마음의 여유가 없어도 그 순간만큼은 괜찮다고,

항상 즐겁지 않고, 기쁘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 끼 한 끼 굳이 배부르게 먹지 않아도 좋다고,

그때만큼은 눈물 흘려도 된다고,

그때만큼은 외로워도 된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

그동안 나역시 많은 일들과 사람들을 겪으며 느낀 생각들을 차곡차곡 모아두고,

조금이라도 더 이야기해주고 싶어서 잊지 않으려 일기도 열심히 쓰고,

정말 지금은 꼭 이것을 이야기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당장 메일도 쓰겠지.

생각하면 할수록 마음이 허전한 건 사실이다. 

아무튼 난 항상 든든하게 앞에서, 뒤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줘야지!

내 사랑하는 소중한 친구를 위해!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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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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