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 2018.11.27 21:57

감정들 사이에서
오늘도 휘청



'그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좋을 때다  (0) 2018.12.26
몰입  (0) 2018.11.27
-  (0) 2018.11.27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슬픈  (0) 2018.11.17
-  (0) 2018.11.08
이름  (0) 2018.11.07

설정

트랙백

댓글

*무드

1.
불편했다.
어떤 말도 하지 못했던 내가,
내 자신이 불편했다.
왜 괜히 의기소침해서 자신이 없었던 것일까.
바보같은 내가 불편했다.

2.
불편했다.
몇 주 만에 만난 그날의 넌.
한 주 계속 끊임없이 야근을 했던 너는,
몇 번의 약속 끝에 겨우겨우 만난 너는,
뭔가 불편했다.
그날 너는 조금은 강압적인 분위기였으며, 
뭔가 자신의 마음에 안들거나 다른 부분이 있다면
표정관리가 안되서 상대방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생각해보면 그때의 넌 강도높은 업무에 지쳤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너도 사람이니까.
피곤하면 사람이 예민해질 수는 있다고 생각하지만
너의 그런 모습을 처음 봐서 그런지 몰라도 낯설었다.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면,
네가 최소한 나에겐 그런 모습을 끝까지 보여주지 않을 줄 알았어.

3.
불편했다.
부러 시간을 내서 너를 보러 달려갔었는데.
정확히 말하면 내 감정을 다시 확인하러 갔었는데.
그냥 평소처럼 대했으면 좋았을 걸.
굳이 나보고 너무 무리하는건 아니냐고 묻는 너에게
난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그냥 평소처럼 대했다면 정말 좋았을 걸.
무리하는건 아니냐는 말은,
마치 그냥 나만 마음이 있어서 여기까지 왔으며,
넌 별로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아 보이는 말인데.
넌 그냥 부담스럽다는 말인데.
차라리 그냥 '네가 와서 좋다'라고 말하며, 그렇게 좋아했었다면.


-Hee



---------------------------------------------------------------------------------------

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brunch.co.kr/@doranproject

http://doranproject.tumblr.com



'도란도란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7.사연  (0) 2018.12.09
256.첫눈  (0) 2018.12.02
255.무드  (0) 2018.11.25
254.뽁뽁이  (0) 2018.11.18
253.기간  (0) 2018.11.11
252.답답함  (0) 2018.11.04

설정

트랙백

댓글

*뽁뽁이

1.
4년 전, 서울산업진흥원에서 온라인 무역상에 대한 교육을 수료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다니던 회사 대표의 추천으로 갔던 교육이였고, 무역이라는 거창한 단어의 교육을 들으러 매주 학여울역으로 향했다. 온라인 무역상 교육이라 함은, 바로 이베이셀러교육이였고, 중국의 타오바오도 살짝 곁들여 배울 수 있는 교육이였다. 갔더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고, 직업도 변리사부터 시작해서 학생까지 각양각색이였다. 물론 나보다 훨씬 연배가 높은 어른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첫 날, 팀빌딩부터 시작했고, 여차저차하여 한 팀의 팀장이 되었다. 물론 그 팀의 내가 최연소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팀원들이 나이가 많아서 온라인, 인터넷, 심지어 이메일 등등에 서투르다는 것도 내가 팀장이 되는 데에 한 몫 했다. 사람들 모두 이베이에 각자의 계정을 만들고, 도매로 물건을 살 수 있는 사이트의 계정도 만들고, 상세사진을 따로 저장하여 이베이에 불러올 수 있는 사이트의 계정도 만들고, 사진을 쉽게 보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노트북에 설치했다. 따지고보면 딱히 팀의 의미는 크지 않았다. 원래 교육을 해주는 강사가 1명이니 모든 사람들을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팀별로 서로서로 도와서 같이 해보라는 의미가 전부였다. 물론 그 중 마음이 맞는 사람들은 따로 정말 이베이셀러를 하던지, 다른 친목을 다지던지. 여튼 우리팀의 사람들 중 한 분은 조그만 화장품 공장을 하고 있으며, 곧 화장품을 런칭할 예정이기 때문에 혹시 온라인으로 해외에 팔 수 있는 방법이 있나 해서 이 교육에 참여했고, 다른 한 분도 역시 비슷했다. (단지 이 분은 자신의 아이템을 이야기해주지 않았다.) 또 다른 한 분은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 온라인 셀러를 해볼까해서 온 분이였고, 또 다른 사람 한 명은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하하. 이런 교육의 특성상 그다지 팀의 결속력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베이를 사용할 줄 아는 법만 내게 남았다. 그래서 취미로 이베이 셀러를 시작했다. 시험삼아 몇 가지 물건들을 올려보았는데 신기하게도 세계 각국에서 사겠다며 연락이 왔다. 특히 북유럽 쪽 사람들이 내 물건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노르웨이, 핀란드. 미국에서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시아에서는 전혀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점점 물건이 꾸준하게, (사실 여기서 꾸준은 오늘 내일은 아니라 시간의 텀이 조금 길다) 팔렸고, 나는 우체국으로 택배 보내는 횟수가 점점 늘었다. 조금씩 원래 내가 산 택배에서 나온 뽁뽁이로 충전재를 대용했으나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뽁뽁이 100M를 호기롭게 주문하고, 베란다에 놓았다. 또한 도매가로 산 물건들 역시 내 방에 빼곡히 쌓였다. 그렇게 1~2년이 흘렀고, 어느 한계점에서 수익이 머물러있었다. 그 이유는 올린 상품의 양이 한정적이고,(그 당시 학생이였던 나는 상품소싱이 원활하게 되지 않았고, 생각날때마다 소소하게 올렸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다. 이 이유가 제일 컸던 것 같다) 신경쓰고 재밌었던 것들이 이베이말고도 더 많았기 떄문에 딱히 관리를 하지 않은 채 방치했기 때문이였다. 또한 상품을 올린 카테고리 별로 수수료라는 것이 부과되는데, 어떤 달에는 수수료만 나간 적도 많아서 내 페이팔 잔고가 출금된 기록만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 후 나는 다시 회사에 입사했고, 페이팔 잔고가 더 바닥나기 전에 이베이에 있는 물건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리고 내 방에 물건들은 그대로 재고로 남았다. 뽁뽁이 역시. 아주 귀여운 패잔병들이 되어버렸다. 언젠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2.
우리 아빠는 올해 내 방 창문에도 뽁뽁이를 붙이셨다고 한다.


-Hee




---------------------------------------------------------------------------------------

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brunch.co.kr/@doranproject

http://doranproject.tumblr.com



'도란도란 프로젝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6.첫눈  (0) 2018.12.02
255.무드  (0) 2018.11.25
254.뽁뽁이  (0) 2018.11.18
253.기간  (0) 2018.11.11
252.답답함  (0) 2018.11.04
251.욕심  (0) 2018.10.28

설정

트랙백

댓글

이야기 듣기전엔 몰랐다.
너무 이해가 안되고,
서운하기도 하고,
정말 또 다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가며 생각해도 또 이해가 안되었는데,
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시간들이였다.
그러니 모를 수 밖에.

그의 어린 시절은 그랬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어느 누구도 말동무할 사람, 대화상대가 없고,
마치 배급처럼 때가 되면 밥을 먹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서도 텅 비어있는 집이 늘 그를 반겨주었고,
그 공간은 그냥 그의 놀이터, 그만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그 안에서 그는 혼자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덕분에 혼자 가만히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고, 
누군가와 의논을 해서 해결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했다.
정말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터득했고, 살아갔겠지.
혼자만의 템포대로 생각하는 것이 너무 익숙하고, 곧 지금의 삶이 된 그는
자신보다 다른 템포를 버거워했고, 힘들어했다.
어쩌면 그에게 밥을 해주고, 식사를 챙겨주는 것 따위는 그의 외로움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어서
정말 전혀 고맙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그랬다. 
집 안에 사람이 많아 복작복작하지만, 그녀의 가풍은 늘 가부장적이고 엄격했다.
그녀는 여자인 이유로, 첫째인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몸가짐과 예의를 지켜 행동해야 했고,
아직 나이가 어린 여자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잘못(사실 여기서의 잘못은 일반적인 잘못이 아니라 엄격한 가정환경에서의 잘못일지도 모른다)을 하면 너무 쉽게 혼이 났다.
그녀는 어른들이 자기때문에 화를 내고, 기분이 좋지 않은 게 싫었다.
그래서 항상 눈치를 봤고, 누가 바라기도 전에 그 누군가의 기분과 생각을 알아차려서 정말 알아서 잘 행동했다.
주변에 사람이 많고 살 부비며 지내는 가족들이 많아도 그녀는 외로웠다.
항상 자신에게 사람들이 관심을 주길 원했고, 예쁨받길 원했지만 쉽사리 잘 되지 않았다.

외로움을 외로움인지도 모른채 어린시절 견뎌온 그와,
노심초사가 습관처럼 몸에 배어있는 그녀는,
어쩌면 정말 그녀의 말처럼 애정결핍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한번 더 그들을 깊게 이해할 수 있었고,
이런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기록한다.

(사실 여기서 나의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빼버리자)
(사실 수 억 초들을 내가 다 밟을 수는 없으므로 단편적으로 느끼고, 내가 눈물을 흘렸던 이야기들을 적었다.)


'그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몰입  (0) 2018.11.27
-  (0) 2018.11.27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슬픈  (0) 2018.11.17
-  (0) 2018.11.08
이름  (0) 2018.11.07
공존  (0) 2018.10.28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