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으면서도 다른

시선이 마주쳤다.


어떤 이의 시선1.


'종종 우체국에 와서 택배를 보내는 그녀다. 오늘 신고 온 부츠가 예쁘네. 가방도 내가 한번도 사본 스타일은 아니지만, 나쁘지 않네. 그녀가 묻는다. 저울에 택배 무게를 재봐도 되냐고. 항상 무언가를 뽁뽁이에 고이 싸서 들고오는데, 대충 화장품인것 같기도 하면서, 어떨때는 접시같기도 하고. 그렇게 뽁뽁이채로 들고와서 1호박스를 자연스럽게 꺼내어 물건을 담는다. 처음에는 상자를 패킹하는것도 서툴렀는데, 이제는 곧잘한다. 해외로 보내는 일이 잦아 무게에 민감한 그녀다. 인터넷에서 미리 조사를 해왔는지, 특정 국가로 보낼때 무게가 어느정도 나가야 어떤 요금이 부과되는지 잘 알고 있다. 아, 그런 적도 있었다. 지난 번에도 어김없이 무게를 재보는데, 무게가 살짝 넘어가서 그녀가 당황하며 다시 패킹을 풀어, 포장했던 뽁뽁이의 남는 부분을 거의 남김없이 잘라버렸다. 그리고 다시 패킹해서 가져왔는데, 아직도 무게가 오바되었다. 완전 당황한 그녀는 어떻게 해야되지 고민하고 있는데, 옆에서 국장님이 상자 날개를 아예 잘라서 무게를 맞춰준 적도 있었었지. 원래 국장님이 그런 건 잘 안해주시는데 그날따라 직접 상자 패킹도 해주시고. 아, 맞다. 내일이 크리스마스구나. 그녀한테 뭐하냐고 물어봐야겠다. 어머, 남자친구를 만난다고 해맑게 이야기를 하네. 좋겠다. 나는 그냥 집에서 남편이랑 보내야 하는데. 괜히 데이트마저 부럽다. 나도 예전에 그랬을 때가 있었는데.'





어떤 이의 시선2.


'이번에 보낼 택배는 노르웨이다. 노르웨이는 북유럽이니 3국가에 해당되겠지. 그쪽 지역은 택배를 많이 보내봤으니, 뭐 오늘도 무게가 많이 넘지는 않을거야. 1호 박스를 꺼내서 포장을 하자. 아, 우체국에 있는 그, 명칭도 잘 모르겠는 박스테이프 도구. 박스테이프를 스카치테이프처럼 편하게 잘라 쓰라고 있는 도구인데, 나는 그게 참 어렵네. 스카치테이프처럼 얇지도 않아서 자르는데 애 먹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지. 톱니부분으로 자르려다가 박스테이프가 잘리진 않고 보기싫게 주욱 늘어나기만 하고. 쳇. 그냥 그 도구에 끼워져 있는 박스테이프를 죽 늘려서 가위로 자르자. 박스 포장은 다 했고, 이제 포스트잇에 적어온 주소를 잘 맞춰서 붙이고, 마지막으로 CN22도 잘 보이게 붙이면.. 완성! 빨리 접수하고 전철타러 가야겠다. 아, 대기자가 조금 있네. 기다려야지. 저 여자분은 항상 친절하다. 예전에도 거의 처음 우체국와서 택배보낼때,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는데. 언제든 올때마다 항상 친절하게 대해주신다. 이제 얼굴도 어느정도 익혀서 아는척도 하시고. 아, 맞다. 예전 여름에 내 가방이랑 시계를 보고 예쁘다며 어디꺼냐고 물어보시고. 예쁘게 봐주셔서 기분이 좋았지. 나중에 올땐 비타오백이라도 하나 사서 갖다드려야겠다. 드디어 내 차례네. 오늘도 어김없이 항상 웃는 얼굴이라 기분이 좋다. 아, 크리스마스인데 뭐하냐고 물어보시네. 웃으면서 말씀드렸더니, 갑자기 울상인 표정으로 좋겠다며, 부럽다며, 자기는 남편이랑 집에 있는다고 하신다. 음. 남자친구든 남편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랑 있으면 좋지 않나? 결혼해서 명칭만 바뀌었을 뿐인데, 왜 저런 반응이신지.. 물론 결혼하면 연애랑은 다르다고 하지만, 난 저렇게 되긴 싫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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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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