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

1.
너는 널 위한 최선의 방어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네가 미워도 나로선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나는 이제 어떤 길을 나아가야 할까.
언젠가 나도 담담하게 너를 기억하는 날이 오겠지.
지난 날들 동안 정말 고생많았어.
우리 모두.

2.
조금은 천천히 가을을 즐기자.
당장에 달려가고 싶어도,
조금은 느리게 걷자.
그래도 괜찮겠지.

3.
웃기 싫어도 웃고,
말하기 싫어도 말하고,
듣기 싫어도 들어야 하는,
그런 치졸한 방어.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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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빙수

1.
통조림팥을 뜯어 빙수를 만든 적이 있는데,
너무 상업적인 곳에서 그 통조림팥을 처음 만나서 그런지 몰라도,
통조림팥만 보면 마냥 상업적, 자본주의, 이런 생각밖에 안난다.

2.
팥빙수가 싫어 과일빙수가 맛있는 곳을 찾던 도중에 망고빙수가 맛있다는 곳을 찾았고, 너에게 거길 가자고 말했다.
여름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카페 안에는 에어컨이 너무 세서 무릎이 시려웠다.
더구나 입안에서 녹아야 하는 망고들은 너무 얼어서 이가 시려울 정도였는데,
그래도 너랑 얘기하는 게 재밌어서 추운 티도 내지 못한 채 너의 이야기를 들었고,
깔깔대며 웃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너는,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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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
언젠가부터 자라나는 키가 멈췄다.
키가 더이상 크지 않는 대신에 그 에너지가 넓은 아량이 되거나, 포용할 줄 아는 너그러움이 되거나, 용서할 수 있는 마음 따위 등등은 되지 못한 것 같다. 키가 더이상 크지 않는 대신에 우리는 무언가의 탓을 하기 시작했고, 누군가에 대한 불평을 하기 시작했고, 부족함에 안절부절하기 시작했다. 숫자에 민감해졌고, 시간에 쫓기고, 체제에 버티고, 지나가는 날에 지쳐간다. 더이상 감정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단조로워진 몇몇 주제에만 구운지 오래된 오징어를 씹는 것처럼 되새김질 하고 있다. 단조로워진 주제에 숨이 막히고 매우 지루해진다. 너무 재미없다.

2.
될 수 있는 한 꾸준하게 들으려고 노력하는 이근철의 팟캐스트에서 이근철이 말했다. 삶에 다양한 색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고. 

3.
이렇게 나는 아직도 불완전한데, 누군가의 당연한 무엇이 된다는 것은 아직 겁이 난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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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긴장

1.
막상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보다,
무대 위에 올라가기 바로 직전인 무대 뒤가 더 긴장되는 건 누구나 마찬가지.
잘할 꺼면서.

2.
예전보다 넌 너의 세계가 많이 편안해진 듯 보였다.
대화 속에 자신감이 새어 나왔고, 부분부분 여유가 묻어 나왔고, 조금 더 대담해졌다.
너의 달콤한 말들 속에서, 긴장하지 않으면 아무 생각없이 마냥 너의 말대로 널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피어올랐다.
내게 따뜻함과 희망만을 심어주는 너에게 난 무엇을 줄 수 있을까.

3.
아닌척 하면서도, 그러지 않아 보였어도, 사실은 종종 흘러가는 시간에 긴장하고, 새삼 옳지 않은 선택은 아닐까 긴장하고, 대답을 준비하지 못한 질문에 긴장하고. 얄궂은 너의 눈빛에 긴장하고, 시기와 타이밍의 존재를 의심하며 긴장하고, 마음이 들킬까 긴장하고, 넘어지지 않을까 긴장하고, 내가 빠를까 버스가 빨리 올까 긴장하고, 너에게 어떤 답장이 올까 긴장하고, 나의 못난 부분이 보이진 않을까 긴장하고, 새로운 시작에 대해 긴장한다.

4.
무엇을 보고, 듣고, 읽고 자랐냐에 따라
바뀌는 것은 분명 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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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

1. 착각
너를 좋아하기보다는 어쩌면
날 좋아하는 너의 모습을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네가 내(모습이든, 행동이든, 말 한 마디든)가 마음에 들지 않아,
화를 낼 때에,
나도 네가 정말 미웠다.
내가 정말 불합리하다고 할지언정 
너는 내게 화를 꼭 내야만 했을까.
나는 너를 어디까지 믿어야 했던 것일까.

2. 착각
나 또한 그 굴레에서 벗어났을 거라고 여러번 생각했다.
여러 해의 생일에서도, 조그마한 아이폰 화면에서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이제 너는 내게 없는 사람인줄로만 알았던 적이 여러번.

3. 착각
왜냐고 물어보지는 않았다.
넌 나를 예전의 나로 그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지금의 나를 그대로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난, 네가 예전의 나로서만 나를 기억하고, 
그 당시의 나를 좋아하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근데 그건 나만의 착각이였을지도 모르겠다.
넌 내게 변했다고 말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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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가뭄  (0) 2018.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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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상사

1.
불행(한건가)하게도 난 아직 인생상사를 만난 적이 없다.
첫 번째 상사는 내가 너무 철부지여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진가를 알 수 없었다.
두 번째 상사는 이성보단 감정적인 사람이여서 결국 떠났으며,
세 번째 상사는 일처리가 꽤나 이상적이고, 공과 사를 칼같이 구분하여 그녀스스로도 터치하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덩달아 나마저도 편했다. 
네 번째 상사는 팀원들에게 모든 것을 통찰한 것처럼 말을 하지만 결국 그 윗상사의 불합리한 업무를 생각보다 쉽게 굴복하고 가져와 팀원들을 결국 힘들게 했다.
나는 앞으로 몇 명의 상사들을 더 거치게 될까.
진심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2.
과거에 내가 멘토라고 믿었던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여러가지 스스로의 경험들과 지혜들을 내게 이야기해주었고,
내가 돈을 벌 수 있게도 해주었으며,
나의 그 당시 인생의 고민들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떤 계기였을까.
그에게 어떤 고민들과 문제들이 생겼는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연락은 뜸해졌고, 굳게 믿고 있었던 내 신뢰는 조금씩 무너졌다.
나 혼자만 일방적으로 멘토라고 믿었었나,
그 반대로는 멘티든, 후배든, 동지든, 그 어떤 영역에도 내가 없었던 것일까 싶기도 하고.
그렇게 깨어진 신뢰는 다시 회복되기 어려웠고,
그 후 몇 번 연락은 이어졌지만 결국 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는다.
나쁜 관계도 그렇다고 좋은 관계도 아닌 그런 관계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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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피서

1.
언제부턴가 부모님과의 피서 날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 나이까지는 엄마아빠가 여름휴가로 어딘가 가자고 권하면 우린 따르기 바빴는데.
새벽에 일어나서 출발하고.
아빠가 휴게소라고 이야기하면, 뒷좌석에서 누워 자다깨 눈 비비며 일어나 차에서 내리기 바빴는데.
이젠 덩그러니 각자 혼자들의 휴가들만 남아있네.

2.
어딜 다녀와도 집에서 시원하게 복숭아든, 수박이든, 요플레든 먹으며
반 정도 누워서 티비보는게 제일 좋은 피서다.

3.
예전에 수원 정자동에 있는 학원에서 일할 때,
꿀 같은 휴가 3일을 받았지만,
그 꿀 같은 휴가 전날부터 냉방병인지, 감기몸살인지, 원인은 모르겠지만
열도 나(는것 같)고, (체온을 재보진 못했다)
몸이 (이불을 덮어도) 춥고,
온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욱신거리며 아팠다.
덕분에 그 휴가의 피서지는 내 방 침대였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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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재정비  (0) 20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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