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1. Take it easy
다음날의 나에겐 미안하지만, 그래, 다음날 머리 좀 아프면 어때. 일단 오늘은 마시자. 
1~2주 전부터 술이 생각났다.
심적으로는 둘째치고, 사람이 육체적으로 힘드니까,
정말 진심으로 술 생각이 절로 났다.
와. 오늘은 맥주를 마시고 자야지. 와. 오늘은 정말 술이 땡긴다.
사실 내가 먼저 술을 마시자고 말을 건넨 일은 믿기지 않지만 많이 없다.
술보다는 커피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자신이 이렇게 술을 고파하는 것에 대해 놀랐다.
그래서 하루는 용기내어 동네에 사는 친구에게 술을 마시자고 했다가,
오늘은 다른 선약이 있다며, 퇴짜를 맞았고,
또 하루는 용기내어 동네에 사는 다른 친구에게 술을 마시자고 했다가,
중요한 시험을 코앞에 둔 터라 퇴짜를 맞았다.
멀리 사는 친구들에게는 말 한 마디 꺼내지 못하고, 조용히 집으로 귀가해서
하루는 냉장고 안에 예전에 사둔 코젤흑맥주를 꺼내어 꿀꺽꿀꺽 마시고 그대로 뻗었다.
이렇게 집에서 혼자 맥주를 마신 적도 손 꼽을 정도인데, 뭔가 몹시 어른이 된 것 같았다.
좋아서도 아니고, 힘들어서 맥주를 마시다니.
집에서 나홀로 맥주를 마시면서 떠오른 생각은, 조만간 집에 술을 사다두게 되는 날이 오겠구나, 였다.
아니나 다를까 또 하루는 집에 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버터구이 오징어를 사왔다.
버터구이오징어를 사온 내가 웃겨서 집에와서 한참을 오징어 겉 포장지를 쳐다보았다.
겉 포장지에는 전자렌지에 10초를 데워 먹으라고 친절하게 쓰여있었다.
버터구이오징어를 데우면 그냥 따뜻해지겠지 뭘, 이라는 생각과 함께 전자렌지에 넣고
10초를 데워보았다.
와! 버터구이오징어 향이 정말 엄청나게 먹음직스럽게 변했다!
입에 군침이 돌아 얼른 맥주 한 캔을 따서 한 모금 마신 후 오징어를 입에 넣었다.
우물우물 오징어와 맥주를 마시고, 그 날은 육체적으로는 덜 힘들어서 2시간인가 뒤에 잠이 들었다.
며칠 뒤 회식이 있었다.
원래 회사 회식때는 술을 잘 안마시는데, 그 날은 이때다 싶어서, 엄청 신나게 마셨다.
소주를 따르고, 맥주를 소주 위에 따르고, 젓가락으로 탁 쳐서 꿀꺽꿀꺽 잘도 마셨다.
그래도 이상하게 취하지 않았다. 옆에 앉았던 회사사람은 얼굴이 너무 빨개서 터질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겨서, 얼굴에 불이 났다며 깔깔대고 놀렸다.
바로 맞은편에 상사가 앉아있었지만 아랑곳하지않고, 계속해서 마시고 싶은 만큼 마셨다.
아, 대신 상사와 함께 앉았으니, 열심히 고기도 구웠다. 아주 빠르게 멀티를 해가며 마셨다.
2차를 갔다. 세계맥주집을 갔는데, 블루문이 제일 먼저 보였다. 아주 행복한 미소를 머금으며 블루문을 집은 후
유리잔을 찾았지만, 블루문 글라스는 없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기웃기웃 고민 끝에 에델바이스 잔에 마셨다.
바로 맞은 편에 곧 결혼을 앞둔 회사사람이 앉았다. 사실 결혼을 한다는 사실을 그 때 알았다.
다들 왜 말을 안했냐며, 괜히 한 마디씩 하면서, 이것저것 결혼에 대해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 회사사람은 사실 서로 이상형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만난 것도 있고, 이것저것 정도 들어서 결혼한다고 했다. 
음, 그렇구나, 하면서 나는 맥주를 더 꺼내왔고, 계속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이어졌다.
모두들 요즘 제일 힘들어하는 같이 있던 과장님을 위로했으며, 내가 좋아하는 대리님이 사주를 볼 줄 알아서,
모든 이들의 사주를 이미 한 번씩 봐주었기에 사주이야기가 꽃을 피웠다.
누군 이런 성향이더라, 누구와 누구와는 잘 맞아서 일이 잘 될 거다. 누군 올해 여자들이 주변에 많을 것이다. 등등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안주로 나쵸가 나와서 치즈소스에 나쵸를 찍어서 아작아작 먹었다.
어느덧 시간이 늦어 내일을 걱정하며 다들 집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나도 집까지 택시를 타고 오는데, 술기운이 점점 올라왔다.
겨우 집에 도착해서 쓰러지듯 잠이 들었다. 술기운을 이길 수 있는건 잠 밖에 없다.
그 후 시간이 흘러 다시 눈을 떴다.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았다.
알람도 맞출 경황도 없이 잠들었는데, 평소 일어나는 시간보다 30분은 더 일찍 일어날 수가 있는지, 감탄하며
뉘적뉘적 몸을 일으켰다. 출근준비를 하고, 2호선은 오늘도 지옥이겠지,라고 생각하며 집을 나섰다.
사실 아침에도 난 술이 깨지 않았다. 반의 반쯤은 취한 상태로 출근을 완료했다.
그런데 신기한 건, 언젠가부터 숙취가 없다!
예전에는 머리도 아프고, 어지럽고, 속이 안좋을 때도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숙취가 없다!
감사하게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도대체 왜 숙취가 없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분명 4월 초쯤 회사사람들과 퇴근하고 막걸리와 소주와 맥주를 마셨는데도,
숙취를 각오하고 마셨는데도 불구하고. 다음날 숙취가 없었다. 왜지, 왜일까, 내가 요즘 달라진 것이 뭘까.
계속해서 생각하다가 결론이 나왔다. (정확한진 모르겠다)
2월인가부터 챙겨먹었던 실리마린의 효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서 추천받아서 영양제 두 개를 꾸준히 먹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실리마린인데, 이 것이 숙취에 효과가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났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조그만 알약이 정말 숙취를 해소해 준걸까, 라는 의심도 들지만, 
앞으로도 숙취가 없길 바라며 꾸준히 챙겨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2. 그 언젠가
사랑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다.
바쁜 와중에도,
우울한 날에도,
즐거울 때도,
마음이 공허할때도,
두려울때도.

3.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다시는 회복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고,
사실 회복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다시 조금씩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간사한 시간의 약.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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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

1. 그 무엇을 찾아서
예전에 책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어.
그 당시엔 오로지 책방이 문 닫을 시간만 기다렸다지.
왜냐하면 항상 하루가 버겁고 고되었기 때문이야.
밤 열시 정각이 되면, 부리나케 책방 불을 끄고, 인사를 하고,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가기 바빴어.
때론 뛰다가 넘어져서 청바지가 찢어진 적도 있었는데,
청바지가 찢어져도, 넘어진 곳의 무릎이 너무너무 아파도,
이를 악물고 최대한 빨리 버스를 타기 위해 뛰고 또 뛰었어.
추운 겨울에 나는 하나도 춥지 않았어.
항상 뛰어다녔기 때문에 추울 틈이 없었어.
하루하루 악으로 깡으로 버텼어.
사실 악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내 자신을 위해, 자존심을 위해선 괜찮을 수 밖에 없었어.
누가보면 힘든 상황이겠거니, 싶었겠지만, 그렇다고 힘들다고 하진 않았어.
정말 난 괜찮았어. 
그렇게 여러 달을 보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진짜로 괜찮은 날이 왔어.
마치 언제 피곤했냐는 듯이, 언제 고민했냐는 듯이 깔깔대며 웃기 바쁜 날들이,
아무리 생각해도 통쾌함이 마음 속에 가득 차서 매우 벅찬 날들이 찾아왔어.
평화롭기를 바라지만, 항상 썩 평화롭지만은 않았던 순간들이 많았고,
그럴 떄마다 내가 무엇을 놓치고 가진 않는 것일까,
매 순간들을 내가 이런 방식으로 보내도 되는 것인가,
이런 행동, 저런 생각, 또 어떤 말들에 대해 혹여나 내가 생각하지 않는 다른 방향이진 않을까,
의심해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어.
사실 스스로의 한계가 있어 여러 방면의 의심을 수 없이 시도해보지만,
신이 아니라서 쪽집게처럼 잘못되거나 혹은 다른 방향들을 앞으로도 콕콕 집어내진 못할거야.
그래도 그러다보면 어설프지만 내가 가고 싶은 방향 비스무리한, 하고 싶은 그 어떤 뭉치들,
앞으로 내가 되고 싶은 모습들의 이상향들이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는 걸 느끼게 되고,
그것을 목적지로 삼아 멀고 또 멀지만, 어떻게든 가보겠다며 발버둥치고 있지 않을까.
아둥바둥 발버둥치다보면 어디로든 나아 갈 것 같아서.
또 다른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마음에.

2. 대미
집 앞에 종종 가는 세탁소가 있다.
노부부가 하는 그 세탁소는 아침 8시 전에 문을 연다. 그리고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
(내가 항상 8시에 집을 나서는데 항상 세탁소가 열려있었다)
당장 급하게 수선할 옷이 있는데, 혹여나 내일 아침에는 문을 안 여는 것은 아닐까,
아침아니면 시간이 없는데, 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수선할 옷을 들고 아침에 집을 나서면,
세탁소의 불이 훤히 켜져있어서 얼마나 마음이 놓였는지 모른다.
삭막한 동네골목에서 괜히 등대같은 느낌이 드는 세탁소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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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

1. 4월의 주말  
근 두 달만에 간 집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져있었다.
일 년 넘게 아무도 없었던 내 방은 이제 거의 창고 수준이 되어 있었고,
핸드메이드 동호회를 만들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동생 방은 거의 공방 수준이 되어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모님 얼굴을 들여다 보았는데, 아직 예전 모습 그대로셨다.
원래 집에서 술을 거의 마시지 않는 나인데, 아빠가 밖에 나가서 회까지 떠오시는 바람에,
어쩌다보니 내 앞엔 꽉 찬 소주잔이 놓여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항상 건강하자!'를 외치며 짠을 하고, 소주도 마시고, 회도 먹고,
먹고 싶었던 김치전도 먹고, 엄마표 김치찌개도 먹고, 내가 온다고 사다두신 딸기도 먹었다.
신기하게도 엄마가 만든 음식은 항상 엄마만의 맛이 담겨있다.
같은 메뉴를 다른 곳 어디에서 먹어보아도 맛 볼 수 없는 유일한 맛.
엄마는 조그맣던게 언제 이렇게 커서 엄마아빠랑 소주를 마시냐며 감회가 새롭다고 하셨다.
두런두런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고, 소주 두 병 정도를 비운 후
나는 나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각자 제일 편한 자세로 티비를 보았다.
어느덧 나도 부모님 댁이 생겼고, 부모님께 용돈이라는 것도 드리고, 이젠 사용하지 않는 내 방이 생겨버렸다.
기분이 이상했다.
그 순간 그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앞으로도 엄마아빠는 늙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고,
지금 모습 그대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생도 잔병치레를 자주 해서 병원과 조금은 친하지만, 앞으로는 절대 병원에 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마냥 그냥 건강하자.

2. 램프의 요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
사실 간절히 바라는 것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머피의 법칙마냥 무언가를 바라면 기대가 생기고, 그러면 꼭 실망이 따라온다.
그렇기에 난 그다지 무언가를 평소에 간절히 바라지 않는다.
그나마 꼭 바라는 것이 생긴다면, 무언가의 도전, 행위 등을 한 후 결과를 기다릴 때 정도.
그것도 내가 '후회없게 준비를 한 경우'라는 전제가 깔린다.
원인에 맞는 결과가 뒤 따라오고, 정비례 하진 않지만 노력에 따른 성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아무런 노력과 준비도 하지 않고, 무언가를 바라는 건 너무 허황된 꿈이며 그림의 떡이다.

3. 거의 미녀와 야수에서 나오는 마법의 걸린 궁전 수준
그래도 램프의 요정이 있어서 소원을 빌어보라고 한다면,
내 냉장고가 과일화수분이었으면 좋겠고,
매일 머리를 감으면 빠져서 화장실 배수구에 남아있는 머리카락이
스스로 걸어가 쓰레기통에 들어가주었으면 좋겠고,
인덕션 위 웍에는 항상 따끈한 음식이 담겨져 있었으면 좋겠고,
공부하는 것들이 내 머리 속에 한 번에 다 들어갔으면 좋겠고,
물티슈들이 알아서 스스로 방바닥을 헤엄쳐 깨끗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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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1. 2017년의 만우절
만우절답게 새파란 하늘에 해가 쨍쨍 비추고 있는 와중에 
거짓말처럼 하늘에서 물이 떨어졌다. 그것도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비를 피하려 우산을 쓰고, 따뜻한 햇빛을 쬐며,
얼굴은 평온한 것 같으면서도 속에선 부글부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요즘 내 안에 '화'라는 기준선이 낮아진 건지, 아니면 정말 '화'가 날 만한 일이었는지,
사실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
그냥 조금만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 조금만 저랬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순간에 '나'라는 존재가 개입되어버리니 화가 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조금만 '나'를 더 생각했으면, 조금만 '나'라는 존재를 배려했으면, 이라는 생각이 끼어들면서
결국 그렇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여 화가 나는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나는 내가 더 중요해진건지도 모르겠다. 

2. 그들만의 (썩은)세상
요즘따라 어떻게 그런 기가막힌 말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이 여럿있었다.
내가 아직 어려서 그런건지, 예민해서 그런건지,
(제발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지만)
저런 나이에는 저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더러 있는 건지,
(살면서 앞으로 내가 증오하는 종류의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날까봐 두렵다)
도무지 알 수 없지만, 나의 건강한 정신을 갉아먹는 순간들이 많았다.
그래도 나름 할 말은 다 하고 지나가자고 하며, 혼자 신경전을 벌이느라 한껏 신경을 곤두세우며 지냈다.
휴. 지난 2주 간은 특히나 정말 고생이 많았다고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이런 식으로 계속 살다간 정신병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나의 건강한 정신을 꾸준하게 영위하고 싶다. 
심호흡하고, 정신을 가다듬자. 좋아하는 것들만 생각하자.

3. 이랑,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기 시작했다> 
결국 내게 상처를 줬던
그 사건들은 사실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는걸
아무런 의도가 없었다는걸
알게되면
그대로 우리는
그대로 우리는
얼굴을 보며
마냥 서글퍼져서
아무런 말도 나누지 않고
한 땐
어쩌면 제일 즐거웠던
한 시간 모든 그 시간 아님 먼 하루에
그 기억을 둘 중에 하나만 갖고
우연히 만나게 되었을 때

그저 웃으며 인사하겠지만
사실 나는 모두 기억하고 있단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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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1. 조심 또 조심
베트남 돈은 동그라미가 참 많다.
동전도 없다.
지난번 호치민에 갔을 때,
그 동그라미에 둘러쌓여 (사실 술 기운도 한 몫 했다.) 그만 바가지쓰고 말았다.
조그마한 항아리같은 것을 3만원이나 주고 사다니!
그래도 3만원에 좋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동그라미가 많은 화폐를 사용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또 여행가고 싶다.
사실 아무 생각없이 쉬고싶다.

2. 만두에 대한 단상
지난주 식당에서 만두를 먹었다.
고추만두였는데, 한 치도 흐트러짐 없는 완벽한 고추만두였다.
뭔가 먹음직스럽지 못했다.
만두는 뭔가 손으로 빚어 울퉁불퉁한 맛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나도 정확하게 생겨버린 만두는 정이 안갔다.

3. 둥글게 사는건 어렵다
한 해, 한 해, 시간이 지날수록 
둥글게, 더 둥글게만 살 줄 알았는데.
힘껏 날이 서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모서리는 둥글게 깎이다 말았으며,
누가 날 어떻게 찌를지 몰라 더욱더 끝은 더 날카로워지기만 한다.
날이 서다 못해 그 날에 나조차 베어 아프다고 소리지른다.

4. 심각한 사태
서로에게 책임을 미루기만 하는 경우를 요즘 너무 많이 접했다.
혼자만 열심히 하면 뭐하나. 
열심히 집중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아주 우스운 현실이다.
의욕이 떨어진다. 동기부여는 커녕 솟아날 구멍을 찾기 바쁘다.
삭막해지는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집중해보려고 노력해보지만.
아직은 타협할 수 없는 마음이 꿈틀거린다. 

5. 좀처럼 만날 수 없는 것들
좀처럼 상냥함을 만나기 힘들다.
좀처럼 따뜻함을 느끼기 어렵다.

6. 다른 때 말고
슬플때만 울었으면 좋겠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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