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1.

땡볕아래 어느날 운동장에서 한 여자아이가 쓰러졌다. 그 여자아이는 선생님 등에 업혀가 급한대로 숙직실에 몸을 뉘였다. 여자아이는 의식이 없었다. 그로부터 몇십 분 뒤, 여자아이의 어머니와 여동생이 숙직실에 도착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양호선생님에게 자초지종 설명을 듣고 나서야 소란스러운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그 여자아이도 의식을 되찾아 눈을 떴다. 선생님이 여자아이의 어머니한테 직접 전화해서 알렸기 때문에 여자아이의 어머니가 학교에 오신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선생님이 여자아이의 어머니에게 전화하기도 전에 여자아이의 동생이 어머니한테 뛰어가서 우리 언니가 죽는다며, 쓰러졌다며, 울고불고 어머니를 모시고 왔다고 한다. 그 당시 그 여자아이와 동생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둘다 어렸기 때문에 매일 싸우고, 다투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만 하고, 서로가 어떤 피해를 보던지 그냥 자기주장만 하기 바빴었다. 서로에게 우정이고, 자매애고 전혀 없다고 생각했었던 그 여자아이는 동생이 그렇게 그 여자아이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마음속 깊은곳에서 뭉클한 무언가를 느꼈다고 한다. 


2.

보통 자신의 동생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할때, 이름을 부르거나, 그냥 동생이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내 가까운 주위에 있는 어떤 이는 자신의 동생을 '우리 동생'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꼭 앞에 '우리'가 들어가고 빠진 적이 없다. 굉장히 인상깊었다. 그렇다고 그가 원래 엄청나게 살갑고 대놓고 다정한 성격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라는 접두사가 내게는 더 와 닿았고, 정말 예쁘게 들렸다. 


3.

자신보다 늦게 태어나 나이가 적기 때문에 '동생'이라는 명칭으로 부르지만, 서로 어느정도 나이가 차게 되면 모두 '친구'가 된다. 그렇다고 물론, 그 '동생'이 무조건 친한 '친구'라고 단정짓긴 어렵다. 친한 '친구'일 수도 있고, 친하지 않은 '친구'일수도 있다. 하지만 친하고 친하지 않고를 떠나서, 결국 나를 가장 믿어주고, 서로를 누구보다 오래 보아왔고, 영원한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 든든하고 또 든든하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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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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