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1. 여러가지 침묵들
숨막히는 침묵들이 있었다.
가슴떨리는 침묵들이 있었다.
편안한 침묵들이 있었다.
비겁한 침묵들도 있다.

2. 할 수 없는 것
특히 내겐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따금 내 삶을, 내 시간들을, 내 생각들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누가 되었든 예외없이 나를 놔 주어야 한다. 날 내버려두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행복할 수 있다.
그걸 오해하는 상대방은 내 옆에 있을 수 없다. 서로 힘들겠지.
넌 그렇게 할 수 없었고, 때때로 날 얽매고, 날 오해했다.
나는 그런 너에게 계속해서 마음을 열려고 했지만,
노력가지곤 안되는 것이 분명 존재했다.

3. 절대 다리 꼬지 말자
며칠 전 안마를 받으러 갔다.
전에도 몇 번 안마를 받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그냥 편안하게 잘 누워서 받으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었다.
안마사분이 들어와서 어디가 제일 안좋냐는 질문에 나는 어깨라고 대답했다.
그 분은 알겠다고 하면서 일단 머리 쪽을 지압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누르면 아픈 부분만 그렇게 꾹꾹 찾아서 누르는지,
너무너무 아팠지만, 아파야 풀리니 꾹 참고 있었다.
참는만큼 내 몸에는 힘이 들어갔나보다.
힘을 빼라고 해서 최대한 힘을 빼려고 노력했다.
머리에서 어깨 쪽으로 넘어왔다. 아, 나는 침묵을 깨고 소리를 질렀다.
"아! 엄청 아파요!"
진짜 정말 아팠다. 안마사님은 살이 없고, 근육도 많이 없어서 변형 근육이 많이 생겼다고 했다.
등 쪽으로 내려오면서 날개뼈의 어느 부분을 누르자 등에서 '두둑, 두둑' 소리가 났다.
그게 바로 변형근육이라고 했다.
등 쪽에 있는 혈을 꾹꾹 누르는데, 누를때마다 계속 소리를 질렀다.
골반 쪽으로 내려오면서 다리를 많이 꼬냐는 질문에, 맨날 다리를 꼰다고 했다.
그러면 골반이 많이 틀어져 있을 거라고 하길래, 속으로 '그렇겠죠..'라고 대답하는 순간
내 골반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정말 정말 정말 아팠다. 
여자에게 다리 꼬는 건 치명적이라고 했다.
진짜 그 날 이후로 다리 안꼬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리고 계속 다리를 의식적으로 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스트레칭도 많이 못한 결과가 이제서야 나타났다.
이번에 안마를 안받았으면 내 몸 상태가 어떤 지 모른 채 계속해서 안좋은 자세, 버릇만 늘어났겠지.
자세의 중요성을 몸소 느꼈다. 바른 자세가 화를 부르지 않는다.
요즘의 나를 생각해봤다.
야근 후 집에와서 쓰러져 자기 바쁘고,
아침에는 일어나자마자 씻으면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하며 출근하기 바빴다.
내 몸을 돌 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고, 그럴 여유가 없었다.
내 자신에겐 전혀 핑계가 되지 못하는 이유들로 인해 내 몸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앞으로 계속 이런 생활패턴을 가지면 내 몸은 끝장날 거라고 지금에서야 느꼈다.
매일 예쁜 옷, 예쁜 구두만 신으면 뭐하나. 그 것들을 걸치는 내 몸이 예뻐야지.  
이제 내 몸을 더 돌보고 사랑하자. 

4. 사람일이란
뜨거운 여름날, 에어컨이 빵빵한 카페에 나란하게 앉아 눈 앞에 있는 커피만 바라보았다.
"우리 헤어져야 하는건가?"
숨막히는 침묵이 흐르고 그가 입을 떼었다.
"그런가봐"
나도 대답했다.
집으로 오는 길에, 그에게 물었었다. 넌 슬프지 않냐고.
너무나도 포커페이스였던 그를 보니 서운했고, 또 서운했었다.
그렇게 헤어졌던 우리였다.
그리고 나는 그를 다신 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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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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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1. 나는 필수코스가 아닌 줄 알았다.
나도 피해갈 수 없었던 감기.
독감은 아니였던 것 같다. 
어느 날 밤, 콧물이 주룩주룩 나더니,
그 다음날이 되자 온 몸이 누구에게 맞은 듯 욱씬거렸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도 몸을 비꼬면서 겨우겨우 앉아있다가
결국 그 다음날 회사도 안나가고 집에서 하루종일 땀만 삐질삐질 흘리며 누워있었다.
그나마 기운이 있을 때 사두었던 종합감기약 하나로 버텨 겨우 회복되어서
지금은 입술에 물집잡힌 것 빼곤 거뜬하다.
겨울에 원래 감기 잘 안걸리는 나도, 면역력이 떨어졌나보다.
과일도 많이 먹어야하는데 요즘 통 먹지 않았더니 비타민도 부족하고.
여러모로 문제네. 그래도 하루 된통 앓았으니 올 겨울 감기는 안녕이다.

2. 너에게.
부디 너의 삶에 한 줄기 빛이 비추길.
부디 너의 삶에 나라는 여유가 깃들길.

3. 항상 그 자리에 있어주세요.
집에 갔더니 엄마가 대뜸,
"야, 아빠는 술만 마시면 연희 뭐하는지 궁금하다고, 연희 보고싶다고, 전화 한 번 해봐야하나 이런다."
아빠는 바보다.
그러면서 나한테 전화 한 번 한 적도 없잖아.
한 살, 한 살 먹어갈수록, 집에서 나와 따로 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빠는 더욱 몽글몽글해지고, 엄마는 대단해보인다.
이제 나는 지하철타러 간다고 외투를 입으면,
뭘 하다가도 헐레벌떡 뛰어나와서 차로 데려다준다는 아빠.
고작 걸어도 15분 채 안되는 거리인데,
굳이 차로 데려다주겠다며 나오는 아빠.
애교가 많은 듯 하면서 없는 딸래미들 사이에서,
어릴 적 같이 아빠가 원하는 총싸움 한 번 하지 못하고,
두 딸 모두 사춘기를 겪으며 새침하고, 어쩔 때는 말 한 마디 제대로 섞지 못할 때도 있는 그런 딸래미들 사이에서,
묵묵하게 중심을 지키고 있는 아빠.
오랜만에 집에가면 여느때와 같이 엄마에게 반찬투정을 해도,
그렇게 끊으라고 성화를 부리는 담배를 한 가치 물고 현관문을 나서도,
이제는 많이 밉지가 않아요.
오늘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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