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1.

그런 관계 있잖아.

그냥, 같은 하늘 아래 숨쉬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감사한 관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서로가 건강했으면 싶고, 어디 다치지 말았으면 싶고, 맛있는 음식만 먹었으면 싶고.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고, 그냥 그저 같은 시간 안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관계.

거대한 우주의 톱니바퀴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긴 삶도 짧은 삶도 아닌 우리의 생애를 살고 있는데,

그 생애 가운데에 어쩌면 찰나의 순간일수도 있는, 그렇지만 한 사람의 우주 속에선 억겹의 시간으로 느낄 수도 있는,

그런 순간순간 속에서 함께 웃고 떠들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내 마음속에, 내 머릿속에, 내 기억속에 남아있는 것 자체에,

소중함을 품을 수 있는 그런 관계.

누군가에겐 너무나도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어떤 누군가에겐 가슴을 울리는 절절한 이야기가 될지도 몰라.

서로가 어떻게 느끼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우리는 영원히 알지 못하지만,

그 마음의 근처라도 갈 수 있도록 예측이 가능한 그런 관계.

그렇게 너와 내가 만나고, 함께 웃고, 맛있는 것들을 먹고, 같이 자고, 좋은 곳을 바라보고

그랬던 그 자체를 기적이라고, 행운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관계.

애틋함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어쩌면 그것이 삶의 동력의 일부가 되어 열심히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그런 관계.

문장으로는 도무지 내가 가지고 있는 어휘력과 언어구사력이 부족해 설명할 수 없는 그런 관계.

자신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그런 관계.


2.

우린 그렇게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진 않았다.

커피는 잔에서 사라져갔지만 아직 식지 않았고,

주변의 소음은 끊임없이 주위를 맴돌았다.


3.

연애는 사랑의 방식 중 하나일 뿐.


4.

아이유는 나빴다.

저렇게 슬픈 가사를 저렇게 해맑게 부르다니.

막상 들으면 신나는 노랜데,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너무 슬픈 노랜데.

자이언티까지 나빴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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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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