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


1.

한 사람과 다른 한 사람이 정말 좋아하고, 아끼고, 사랑하기까지에는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다.

이 사람이 좋아진다. 이 사람이 좋다. 이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다. 이 사람과 만나고 싶다. 이 사람과 손잡고 싶다. 이 사람과 안고 싶다. 이 사람과 같이 자고 싶다. 이 사람도 나를 쳐다봐주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 내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 나를 많이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 나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이 나를 특별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들 중간중간에 상대방에 대한 표현이 서툴러 서로 오해가 생기고, 착각도 하고, 울기도 한다.

나는 이만큼을 해줬는데, 왜 이 사람은 모를까? 나는 이렇게 이 사람을 생각하는데, 왜 이 사람은 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거지? 나는 하루종일 이 사람 생각뿐인데, 이 사람은 내 생각을 잘 하지 않는 것 같다.

때론 상대방을 원망하기도 하고, 스스로 자책하며 자기 자신을 힘들게 만든다.

생각해보면 아예 생각의 시작 자체부터가 자기 자신을 괴롭힐 수 밖에 없게 만든 것일수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좋아함, 사랑함, 특별함의 의미와 상대방이 생각하는 좋아함, 사랑함, 특별함의 의미가 아예 다를 수 있다.

누군가를 아무리 내 생각의 틀에 빗대어 생각해봤자, 중간에 다른 감정들과 다른 상황들이 여차하면 끼어들고, 나는 나일 수 밖에 없어서, 그토록 알고 싶은 마음을 결국 알지 못할 뿐이다.

타이밍과 운이 좋아서 상대방이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고 특별하게 생각해도, 서로 하고 있는 말의 의미가 달라 다른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면 결국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한 채 헤어질 수도 있다.

서로에게 맞는 의사소통을 찾고, 서로 하고 있는 말의 의미를 새롭게 알게 되고,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함께 이겨낸, 지금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당신은 정말 특별한 사람이다.


2.

몸이 약간 고된 어느 날. 현관문을 열어 집에 들어가 구두를 벗고, 동생 방을 지나 거실로 향했는데 엄마가 '왔어?'라며 반겨주셨다.

그래서 제대로 엄마를 보지도 않고 '어엉~' 대답을 하는둥 마는둥 하며 내 방으로 일단 들어가려고 하는데 무언가가 내게 다가오는 느낌이 들어 엄마 쪽을 봤다. 보니, 엄마가 두 손을, 아 정확히 말하면 오른손은 위로 뻗고 왼 손은 오른손 대각선 아래로 뻗으며 함박웃음으로 내게 다가오는 것이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스키인쉽~~'.

순간 당황했지만 나도 엄마의 행동에 맞춰주려고 엄마가 뻗은 손을 반대로 뻗어서 엄마를 안았다. 엄마는 나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어깨를 몇번 토닥토닥 해주더니 깔깔대며 웃었다. 나도 웃음이 나서 웃으면서 '엄마 이게 뭐야?'라고 물었더니, 이제 인사할때 스킨쉽도 같이 하면 좋을 것 같다며 고안해낸거라고 하셨다. 스킨쉽과 표현에 그리 익숙하지 않은 우리 가족에게 참 좋은 인사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도 나가려는데 엄마가 부엌에서 하던 일을 멈추고 현관으로 '스키인쉽~~'이라고 외치며 달려와서 나도 엄마를 안았다. 

힝. 그렇지만 엄마가 기분이 그리 좋지 않은 날엔 '스키인쉽~~'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었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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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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