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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98.만족

puresmile 2015. 11. 18. 21:20

*만족


예전에 경주에 여행가기 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을 읽어보고 가면 원래 보던 것도 다르게 보인다고.

그 당시 내가 책을 읽을 시간은 되지 않아 아직까지 못 읽고 있지만, 정말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내가 먹는 음식도 알고 먹으면 조금은 느끼는 것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아무 생각없이 매일 먹던 소고기, 돼지고기, 소세지, 닭고기, 달걀, 버터, 우유 등등.

FOOD INC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았다.

체르노빌의 아이들처럼 그런 정적인 다큐겠거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반대였다.

약간은 빈티지한 영상에, 중간중간 애니메이션을 접목시켜 적어도 내 집중력을 높혀 주었다.

미국 슈퍼마켓엔 계절이 없다고 한다. 이제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든 그렇지 않을까.

과일은 하우스 등에서 인공적인 환경을 만들어 재배한 다음 에틸렌 가스로 숙성을 시킨다고 한다.

고기에는 적어도 어느 부분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뼈가 없는 덩어리만 있다.

그리고 수만 마리의 소, 돼지. 닭들이 키워지는 곳은 농장이 아니라 공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호르몬주사, 먹는사료 등의 원인으로 살이 많이 쪄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닭들이 상당수다.

양계장 옆에는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는 공장이 있다. 

근로자들은 그 곳에서 가축들을 죽이고, 손질하고, 포장한다.

거대한 식품회사 덕분에 계약농부들이 나타났다.

식품회사는 농부들에게 양계장 등 가축을 키울 장소와 비용을 빌려준다.

계약농부들은 그렇게 빚을 지면서 시작한다.

식품회사는 조금 더 빨리 이익을 보기위해 닭들에게 해를 보지 말게 하라는 등 조건들을 제시한다.

만약 농부가 신념 따위 등으로 이를 거부하면 계약은 해지되어버린다.

농부에겐 빚만 남게 된다.

소에게 E-coli 대장균증이 급증한다.

빨리 키우기 위해 옥수수를 먹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소고기를 소에게 먹인다.

이런 행위는 광우병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어버린다.

발육을 위해 계속해서 옥수수 요소를 먹이는 소들의 위에 E-Coli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초식동물이니만큼 일주일동안 풀만 먹이게 되면, 80%이상의 E-Coli이 사라진다고 한다.

하지만 먹기 위해 태어난 소는 풀 맛을 짧은 평생 모른다.

실제로 이런 소로 만든 패티를 먹은 7살짜리 남자아이의 변에서 E-Coli이 그대로 발견되었으며, 그 아이는 사망했다.

문제는 가축, 동물들 뿐만이 아니다. 사람들도 점점 소외되고 있다.

맥도날드가 세워지고, 그 기점으로 근로자들은 이제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

빵 굽는 사람, 감자를 튀기는 사람, 빵 위에 야채를 올리는 사람, 패티를 굽는 사람 등등.

모든 것들을 표준화시켰고, 중간에 근로자 한 명이 빠지게되도 금방 그 자리를, 그 일을 할 사람을 채울 수 있다.

조지 리치 역시 이런 도구적 합리성이 일상화적으로 다가왔다고 이야기한다.

인간 소외가 발생하고 개성이 상실된다.

그렇다고 당장 지금부터 채식을 할 수는 없다. 물론 나도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하지만 인스턴트 음식들과 불투명한 가공식품들은 피하려고 노력하며, 이왕이면 건강식을 선호한다.

시간의 여유가 없어진 현대 생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인스턴트, 간편식이지만, 편의점 음식을 최대한 멀리하고,

아침에 30분만 일찍 일어나서 집에서 밥을 먹고, 패스트푸드점에는 잘 가지 않는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도 이런 말이 나온다. 

상업 자본주의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지구 온난화를 멈춰야하는 시기라고.

우리가 먹는 음식이 연결고리를 잘 타고 가다보면 우리가 숨쉬는 공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며칠 전 편의점을 갔는데, 정말 예전보다 다양한 음식들이 많이 진열되어 있었다.

이런 것까지 편의점에서 살 수 있어? 라고 생각될 정도로.

그렇게 고를 수 있는 종류가 많아졌다고 좋아만 하지말고, 우리의 식습관을 다시 한 번만 되돌아보았으면 좋겠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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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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