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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66.레시피(recipe)

puresmile 2017. 3. 12. 22:43

*레시피(recipe)

1. 나의 아침
이사를 하고, 가구를 사고, 마지막으로 주방 살림살이들을 채우는 중이다.
전기밥솥(사실 이건 집에서 밥을 직접 해 먹고 싶은 니즈에 의해 샀지만, 보온기능이 크게 떨어져 전자렌지를 살 예정이다.)을 샀고, 커다란 웍(파스타를 해먹을 용으로 샀지만 아직 파스타를 내 생애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다. 곧 시도해 볼 예정이다.)을 샀고, 주걱(고르고 골라 투명한 주걱을 사왔는데, 막상 집에와서 보니 예~전에 엄마가 챙겨준 새 주걱이 서랍장에 있었다. 그리고 전기밥솥에도 미니주걱이 딸려왔다. 결론은 난 주걱부자다.)을 샀고, 마음에 드는 포크를 샀고, 더치커피를 마실 기다란 유리잔도 샀다. 그리고 한 시간 이상 심혈을 기울여 고른 그릇들(하지만 그릇 선반이 없어 쌓아두었기에 꺼낼 때 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꺼내야 한다.)도 수납장에 채워넣었다. 조미료들을 담을 조미료 통도 사서 조미료를 채워넣었다. 이젠! 나만의 레시피로 요리할 일만 남았다. 지금으로써 가장 요리를 자주하는 시간은 아침이다. 평소보다 20분정도 일찍 일어나서 눈을 비비며 인덕션 위에 후라이팬을 올리고 온도를 올린다. 그리고 포도씨유(올리브유도 있지만 이건 나중에 파스타할때 먹으려고 아껴두고 있다.)를 후라이팬에 한 바퀴 돌리고, 후라이팬이 달궈지길 기다리며 냉장고에서 사과, 달걀, 샐러드야채, 드레싱을 꺼낸다. 샐러드야채를 그릇에 담고 드레싱을 뿌리고나면 후라이팬이 달궈진다. 그러면 달걀을 후라이팬에 풀어 계란후라이를 한다. 풀어진 계란의 한 면이 다 익을 때 쯤 뒤집개로 노른자를 터트린다. (난 완숙을 좋아한다. 정확히 말하면 완반숙!) 그리고 계란을 뒤집어 남은 면도 익힌 다음, 접시에 옮겨담는다. 그리고 사과를 씻어 사과 반 쪽을 깎아 접시에 옮겨 담으면 아침 완성! 내일 아침에도 이렇게 먹어야지. 질릴 때쯤 메뉴를 바꿔봐야겠다. 사실 내일은 베이컨이 추가 될 예정이다. 예전에 사둔 베이컨의 유통기한이 오늘까지라는 소식.. 냉장고에 넣어두었으니 내일 아침까진 괜찮겠지?

2. 뭐든 해보면 알게 되겠지
"나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어?"라는 물음에 쉽사리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요리를 제대로 해 본 적도 없으며, 그나마 해 본 요리들은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밑반찬 정도와 20대 초반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부모님께 해드린 버섯전골정도. 뭐, 이제부터 하나씩 해보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모든지 원하는 건 해준다고 큰소리쳤지만, 나도 내가 제일 자신있어하는 요리쯤은 있어야 할 것 같다. 잡채를 제일 좋아하는데, 잡채를 연마해볼까? 아니야, 김치전도 좋아하니 김치전을 연마해볼까? 아니야아니야, 가벼운 걸 좋아하니 월남쌈을? 하지만 월남쌈은 손이 부지런하면 되는거 아닌가. 뭐, 뭐든 해보면 알게 되겠지! 

3. 우리 관계에 대해 생각을 좀 해봐
어떤 관계던, 의무적인 관계는 너무 슬픈 것 같다. 관계에 대한 의미가 무뎌지면 의무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관계에 대한 희망이나 욕심따위 등이 없으면 괜히 의무감이 커지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알맹이가 없이 껍데기만 남아있는 느낌이 들면 그걸로 관계는 끝일 것이다. 아무 발전이 없는, 생산적이지도 않은, 영혼이 없는, 의무적인 관계를 더이상 만들지 말자. 우리 모두. 자신도 모르게 의무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자.

4. 비법전수가 필요해요
집에 기름을 사용한 요리를 하면 기름냄새가 깔끔하게 사라지지 않네요. 요리 후 캔들을 꾸준하게 켜놓고 있지만, 혹시라도 더 확실한 방법이 있으면 언제든 알려주세요.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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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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