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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230.신뢰

puresmile 2018. 6. 3. 23:33

*신뢰

1.
어느새 출근하기 전 영어학원을 다닌지도 9개월 째에 접어들고 있다.
물론 첫 날보다는 아주 조금 늘긴 했다.
중간에 아주 추운 12월은 거의 쉬었던 것 빼고 꾸준하게 매일 아침에 영어학원에 출석하고 있다.
지금까지 영어학원 선생님이 4번 바뀌었다. 
그 중 처음 두 번은 초급반 선생님이였기에 레벨업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세 번째 선생님은 원장이랑 사이가 좋지 않아서 스스로 그만둬버렸다.
네 번째 선생님에게 영어를 배우고 있는데, 왜인지 모르게 나를 많이 예뻐한다.
은근 반 년정도를 매일 아침 얼굴을 보다보니, 정도 들었고,
아주 미미하지만 그나마 내가 조금씩 느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하루는 머리를 묶고갔더니 머리를 묶었다며 좋아하고,
또 하루는 똥머리를 하고 갔더니 또 머리를 바꿨다며 좋아하고,
또 하루는 염색을 했더니, 영어로 칭찬을 하며 좋아했다.
이유야 어쨌건 아침에 칭찬을 들으니 출근길에 괜히 웃음이 난 적이 많았다.
영어학원 선생님에게 나는 거의 90%이상을 출석하여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처럼 보이지만,
사실 출석률이 영어와 정비례하지는 않는다. 나는 생각처럼 영어가 잘 늘지 않는다고 느낀다.
물론 아직 영어에 대한 권태기가 오지는 않았지만, 매일매일 어렵다.
출석률이 나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주긴 했지만, 영어실력을 크게 높여주진 않는다.
언제쯤 원하는 영어를 구사할 수 있을까.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신뢰도. 실력도.


2.
말 한 마디가 그동안 쌓아왔던 신뢰를 깨버리는 경우가 있다.
더 애통한 건, 말을 하는 당사자는 그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차라리 일부러 상처주려고 한 말이면 싶은데,
정말 그 당사자가 그렇게 느껴서 해버린 말들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고스란히 상처로 감수할 수 밖에 없다.
상처를 받아 힘들어 질 땐 마치 내가 내 자신이 아니고 싶어 진다.
그리고 그 당사자에 대한 마음을 조금씩 닫아버린다.

3.
난 사실 너에게 달리 해준 것도 없고, 너의 마음만 받았었던 것 같은데.
지칠 때는 언제라도 너에게 기댈 수 있을 것만 같았고,
따뜻함이 필요할 땐 언제나 말을 걸면 너의 따뜻함이 내게도 전해져 올 것만 같았어.
항상 서로 이야기를 하거나 대화를 하지 못해도, 
마치 대화를 하면 어제도 만났던 사람처럼 익숙한 너.
그건 너와 나의 쌓아온 시간들이 그리 작지만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언제나 너는 내게 항상 한결같은 사람인 것만 같아서 고마워.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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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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