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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328.킹크랩

puresmile 2020. 4. 19. 22:46

*킹크랩

1.
30년이 넘게 살면서 우리 가족 식탁에 킹크랩이 올라온 적이 없다.
일단 치킨도 젓가락으로만 드셨던 아빠는 어떤 음식을 먹기 위해
양 손을, 손가락들을 쓰는 걸 좋아하지 않으셨고,
덕분에 나랑 동생도 자연스럽게 킹크랩을 즐겨먹지 않게 되었다.
이런 분위기로 킹크랩을 먹고싶었던 엄마는 이모나, 친구들이랑 먹고 들어오셨다.
그 후 성인이 되고, 킹크랩을 먹으러 가야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손에 익지도 않고 먹기가 어려웠다.
요령이 없던 덕분에 게 다리는 얼마나 딱딱한지, 내 맘대로 잘라지지도 않았고
여기저기 꼬챙이로 엄한 게다리만 쑤시다가 그냥 먹기를 포기하기 일쑤였다.
같이 나온 랍스타는 그나마 살이 발라져 있어서 먹을만 했지만,
킹크랩은 나에겐 아직도 어려운 음식.

2.
게장 역시 마찬가지다.
젓갈류나 게장류 또한 집 식탁에 올라온 적이 없어서
내게 친근한 음식은 아니다.
그래도 안면도에서 먹었던 전혀 짜지 않았던 간장게장의 맛과,
광주에서 먹었던 낙지젓갈의 맛은 잊지 못할 기억이지.

3.
킹크랩보다는 회!
갑자기 숙성회가 먹고싶다.
예전에 망원동에서 먹었던 숙성회가 갑자기 생각났다.
자그마한 회 한 접시를 가운데 두고
열심히 술을 잔에 따라마시며 웃었던 그 때.
다신 돌아갈 수 없을 그 때.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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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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