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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360.망고

puresmile 2020. 11. 29. 02:51

*망고

1.
언젠가 마트에서 생망고를 처음 먹고 인상썼던 그 사람들은
처음엔 망고에 뼈대가 그렇게 굵은 지도 몰랐었는데
이제는 선뜻 적지 않은 돈을 주고 해외에서 왔다는 망고를 선물한다.

2.
정말 어렸을 적에 친구들이랑 술을 먹은 후
친구네 집 2층 침대에 누워있다가 큰 숙취로 인해 새벽에 깬 적이 있다.
그 때 친구네 집엔 망고주스가 있었는데,
자기 직전에 먹은 것을 다 토해내고 입이 텁텁할 즈음
그 망고주스가 얼마나 맛있던지.
꿀꺽꿀꺽 다 마셔버렸지 뭐람.
그 날 이후 술 먹은 다음 날 아직 술 기운이 느껴질 땐
망고주스를 찾았다.
몸 안에 있는 술들을 몽땅 다 색도 맛도 진한 망고주스가 덮어버리는 느낌이랄까.

3.
망고가 단 줄도 몰랐던 그 사람들은 이제 
어떻게 하면 좋은 망고를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어느새 제일 당도 높은 망고를 구하려 들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아직도 무엇이 제일 당도 높은 망고인지 모른 채 헤매고 있다.
언제쯤 우리가 달콤한 망고만 딱딱 골라낼 수 있을까.
색만 언뜻 보고 제발 맛있어라, 하고 바라면서
운 좋게 그토록 찾던 망고가 걸리기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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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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