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

3년 전 회사 근처에 마라탕 집이 새로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봄이었던가. 편한 회사친구랑 같이 나와서 둘이 마라탕 집에 갔다. 뷔페처럼 가운데에 완성된 음식들이 놓여있는 게 아닌 각종 채소들, 사리들 등등 음식재료들만 잔뜩 놓여 있었고, 직원은 커다란 양푼 같은 그릇에 원하는 재료들을 골라 담는 거라고 했다. 처음이라 어색했지만 신중하게 내가 먹고 싶은 재료들을 담았고, 매운맛은 중간 정도로 주문했다. 같이 간 친구는 매운 걸 먹으면 땀이 폭발하는 친구라 순한 맛으로. 자리에 앉아서 주문한 마라탕이 나오길 기다렸고, 드디어 마라탕이 나왔다! 마라탕 국물을 한 술 뜨면서 느낀 처음 생각은, '와 진짜 몸에 안 좋을 것 같다' 였다. 원래 간이 싱거운 나는 이렇게 진한 국물을 대하기가 어색했던 것이지. 그래서 그다음부터 국물은 먹지 않고 안에 재료들만 골라먹었다. 순한 맛은 땅콩소스 맛이 다했더라. 그리고 그 뒤로 다시 그 마라탕 집에 가지 않았다. 

3년 전 마라탕 집 근처에도 가지 않던 나는 3년 뒤 말레이시아에서 나는 마라 소스를 찾고 있었다.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마라가 갑자기 생각난 이유는 말레이시아에는 매운 음식이 그렇게 맵지 않다는 것이 일단 내 매운 맛 니즈를 계속 자극시켰다. 지금 한국음식 중 가장 먹고 싶은 것이 엽떡이니까. 한국에서도 엽떡을 자주 먹진 않았지만 가끔 아주 매운 맛이 땡길땐 엽떡을 찾았다. 근데 말레이시아에선 매운 음식을 찾아 먹어도 그렇게 내 입맛엔 맵지가 않아서 의도치 않게 매운 맛 찾아 삼만리. 그런데 하루는 차이니즈 음식점을 갔는데 거기서 아주 매콤한 시추안 소스 베이스인 누들을 먹고 갑자기 마라가 생각났다! 마라를 먹으면 매운 맛이 충족될 것 같은 기분! 특히 마라탕보단 마라샹궈!

생각해 보니 말레이시아엔 말레이시안차이니즈(말레이시아 국민 중 23~25%)가 많으니 제대로 된 차이니즈 마라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쇼핑몰이나 길거리를 지나다보면 꼭 줄을 길게 늘어서 있는 식당들 대부분이 훠궈집이지 않았던가. 게다가 여기서도 마라가 인기인지 한국 치킨전문점에서도 마라 치킨이 나오고, 한국 돈까스집에서 마라 돈까스가 나오고, 맥도날드에서도 마라버거가 나올 정도니까 당연히 마라샹궈도 찾아보면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검색해도 훠궈집만 나올 뿐 아직까지 마라샹궈를 메인으로 하는 전문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직접 마라소스를 사서 만들어보려고 했는데, 지난주에 마트에 가보니 하이디라오 소스가 soup용 밖에 없어서 허탕치고 돌아왔다. 나는 볶음요리용이 필요했는데... 언젠가 볶음용 마라 소스를 찾아서 직접 마라샹궈를 만들어볼 테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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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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