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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407.김

puresmile 2021. 10. 24. 16:49

*김

중고등학교 때 엄마는 아침마다 학교 갈 준비를 하느라 일분 일초가 분주한 우리들에게 어떻게든 아침밥을 먹이고 싶어 했다. 그러나 나도, 동생도 딱 사이즈를 보니 식탁에 앉아서 밥 먹을 시간 따윈 없다는 것을 눈치채시곤 흰쌀밥을 조미김에 돌돌 말아 작은 접시에 수북하게 쌓아주셨다. 나랑 동생은 이쪽방에 갔다가, 저쪽방에 갔다가, 화장실에 갔다가, 왔다 갔다 하면서 그 김에 말은 밥을 하나씩 집어먹었다. 최근 갑자기 그 단출한 김밥이 생각났다. 마침 최근 밥을 조금 많이 해서 전기밥솥에 밥이 있었고, 조미김도 있었기에 밥을 퍼서 김에 싸봤다. 그냥 밥을 먹다가 젓가락으로 조미김 집어서 밥과 함께 먹을 때랑은 또 달랐다. 그건 그냥 김이고 밥이고 아무렇게나 입에 욱여넣으면 그만인데, 예전에 엄마가 싸준 그 김밥처럼 동그랗게 말려면 젓가락만으로는 절대 그 모양을 만들 수 없었다. 무조건 한 손에 김을 올려놓고 그 위에 밥을 올린 후 손가락들을 이용해서 조물조물 김밥 모양을 만들어야 했다. 온 손바닥에 조미김 기름이 다 묻었다. 윽. 처음엔 괜히 이렇게 먹나 싶었다가 막상 김에 밥을 다 말고, 하나씩 집어먹어보니 학창 시절에 등교 준비했던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생각해 보니 엄마도 자기 출근하기 바쁘면서, 온 손바닥과 손가락에 기름을 다 묻혀가며 열심히 김밥을 싸준 거였어. 엄마도 출근하기 바빴으면서. 힝.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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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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