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2.Ho

도란도란 프로젝트 2022. 2. 6. 01:51

1.
하루는 매우 혼란스러움이 가득한 글을, 
하루는 세상을 다 알아버린 것만 같은 글을,
하루는 행복 한 톨이 묻어있는 듯한 글을,
하루는 어떤 것에 대해 애정을 듬뿍 담은 글을,
하루는 위로를 해주고 싶다고 느끼게 하는 글을 쓰는 이.
그의 글에선 심경의 변화가 매우 잘 느껴졌고, 
오만 한 방울을 추가해 말하자면 성숙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늘 한 편의 청춘 소설을 읽는 듯하다.

2.
2015년 어느 추운 겨울, 도란도란 프로젝트에 빈자리가 생겼다. 

멤버 한 명이 개인적인 이유로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없다고 정중하게 이별을 고했고, 나 역시 그의 의견을 존중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긴 빈자리였다. 속속들이 알 순 없지만 그는 저 멀리 독일에서 새 터전을 일구기 위해 한창 분주한 참이었으리라. 도란도란 프로젝트는 늘 네 명의 멤버로 운영되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나는 멤버 한 명을 새로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내가 먼저 제안을 해 볼 수도 있었다. 첫 멤버들에게 그랬듯이. 그런데 이상하게 그 당시 아주 조금의 용기가 생겼다. 사실 난 이길 확률이 적거나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 승부를 거는 것을 그리 즐겨 하진 않지만, 이번엔 어디서 샘솟았는지 모를 용기와 자신감이 아주 조금은 있었다. 그건 바로 공개적으로 멤버를 찾는 일. 지금도 그렇지만 도란도란 프로젝트는 소소하게 시작한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아주 조금씩 읽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느끼고는 있지만, 여러 채널에서 연재되는 만큼 유튜브 구독자 수처럼 한눈에 도란도란 프로젝트를 찾는 사람들이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에 공지글을 올리기 전 조금 망설였던 것이 지금에서야 말할 수 있는 솔직한 내 심정. 그러나 당시 나는 강원도의 어느 도시 한구석에서 캄캄한 밤에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새 멤버를 찾는 글을 결국 올렸다. 그리고 떨리는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으로 늦은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저녁을 먹고 들어와서 메일을 확인해 보니, 공지를 올린 지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도란도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는 하나의 메일이 도착해 있었다. 

"저는 글쓰는 것을 어디서 배워 본 적이 없어요."
"혼자서 휘갈겨 쓴 일기를 제하면 딱히 글이라고 할 만한 것을 써본 적도 없구요."
"하고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그럴만한 실력이 안 돼서 걱정이에요."
"그렇지만 정말로 편안한 마음으로, 괜찮다면 저도 글을 써보고 싶어요!" 

그 메일을 읽어 내려가며 나는 뿌듯함과 감사함과 감동과 기쁨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경험을 했다. '아, 이게 되는구나' 싶었다. 정말 도란도란 프로젝트의 구독자 중 한 분이 참여 메일을 보낸 것이었다. 8년 전, 메일을 읽으며 느꼈던 그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그는 '영화'라는 주제로 도란도란 프로젝트에 첫 글을 쓰기 시작했고,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꾸준히 함께하고 있는 중이다.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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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brunch.co.kr/@doranproject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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