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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뉘엿뉘엿

puresmile 2013. 12. 4. 01:59



해가 뉘엿뉘엿 질 떄쯤, 나는 전철을 탔다.

그리고 반가운 사람을 만나고, 약간 연했지만 적당했던 커피를 마시고,

기분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어떻게 생각해보면 행운인지도 모르겠다.


집에서 나오고 전철을 기다리는 데, 하늘색이 참 예뻤다.

수채화 물감으로 곱게 칠한듯한 그런 느낌.

갑자기 옛날에 EBS에서 그림을 그리던 밥 아저씨가 생각이 난다.

밥 아저씨가 현란하게 그림을 그리는 걸 보면서

엄청 신기해했었다.

내가 눈으로 하얀 캔버스에 점점 색이 입혀지는 걸 보고 있으면서도 안믿겼었는데. 

그래서 눈을 부릅뜨고 깜빡이지도 않은 채, 열심히 쳐다본 기억이 있다.


대화를 할 떄, 나를 가장 나 답게 해주는 대화가 있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때는 나 답게 해주는 대화가 굉장히 어려운 말이였는데, 그리고 이해도 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이해가 된다.


12월은 참 아쉬운 달이다. 쉽게 들 뜰 수도 있는 달이기도 하며, 조금만 더 차분해질 수 있는 달이기도 하다.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 달이기도 하며, 괜시리 한 해의 끝을 잡고 있는 달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리 춥지는 않은 달이다.


아까 저녁에 참치김밥을 먹었는데, 뭔가 되게 퍽퍽했다. 마요네즈를 안넣어줬나?

깻잎은 참 좋은데. 

김밥을 많이 먹는데, 질리지가 않는다.

오히려 더 좋아진다.

김밥 맛집이란 맛집은 다 다녀보고 싶은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김밥 맛집이라.


어느덧 손톱이 또 길어있다. 자기전에 자르고 자야지.

예전에 밤엔 손톱을 깎으면 안된다는 할머니의 말씀이 있었는데.

쥐가 먹어서 내가 여러명이 된다나. 

음, 내가 여러명이 되면 재밌을것 같다.

대신 진짜 내가 그 가짜의 나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전제하에.

하지만 연금술사에서 그랬듯, 오는게 있으면 가는게 있고, 얻는게 있으면 잃는게 있겠지.

이런 생각의 연장선으로 가끔 이런 생각도 한다.

내가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뭔가 순간이동을 한다는 자체는 엄청난 메리트를 얻는것이기 때문에,

괜히 날로 먹는거 같아서 한번 쓸 때마다 수명이 3일 또는 한달씩 단축된다면 

그럼 괜찮겠지?라는 허무맹랑한 생각. ㅋㅋㅋ

젊었을떄는 한달쯤이야, 하면서 순간이동 능력을 종종 쓸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고,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 그 때부터, 쓰지 않을 것 같다.

그냥 걸어다닐 것 같다.

왜냐하면 난 걷는 걸 좋아하니까.

움직이는걸 참 좋아하니까!


하지만 나에게 순간이동의 능력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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