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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7.사탕

puresmile 2014. 2. 23. 15:13

 


*사탕


사실 나는 사탕보다 초콜릿을 더 좋아한다.


사탕은 거의 좋아하지 않는다.


사탕을 언제 먹어봤더라, 하고 생각을 해봤는데


도무지 어떤 사탕을 언제 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초콜릿은 나랑 친하다.


특히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 기분이 우울할 때, 머리가 복잡할 때,


초콜릿을 먹으면 그 순간이나마 모든 복잡과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루에 알바를 두 개씩 뛴 적이 있다.


아, 두 개씩 뛴 적이 예전에도, 또 그 예전에도 있었구나.


아무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다. 그리고 겨울이였다.


머리는 전 날 감고자야했다. 새벽4시에 일어나서 머리를 말리려면 시간이 오래걸렸기 때문이다.


내 주변 사람들도 거의 보지 못했던 모습인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반팔에 그 위엔 맨투맨티를 입고


또 그 위에 후드를 입고, 그 위에 패딩을 입었다. 그래야 춥지 않았다.


새벽 4시는 어두컴컴했다. 겨울이라 동도 틀 생각조차 없어보였다.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면 춥기 때문에 그냥 뛰었다.


저쪽에서 불빛이 보였다. 환경미화원 두 분을 뒤에 태운 쓰레기수거차였다.


추운데 엄청나게 고생하시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버스정류장으로 뛰어갔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오전에 알바를 열심히 했다.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오후 알바를 가야하는 시간이 되었다.


또 다시 버스를 타러 나온다.


낮에는 해가 쨍하다.


입김도 나고, 춥긴 했지만, 파란 하늘과 쩅한 해를 잊기엔 그런 날이 정말 많았다.


그 순간에 나를 조금만 더 오래 노출시키고 싶어서 천천히 걸었다.


(하지만 난 성격이 급해서 걸음이 빠르기 때문에 아마 천천히 걸었어도 보통 사람들보다는 빨랐을 것이다)


버스정류장 가는 길에 편의점이 3개정도 있었다.


그 중에 가장 끌리는 편의점에 들어가 초코바와 초콜릿을 샀다.


초코바의 껍질을 까서 입에 한 입 물었고, 혀와 이로 초코바를 녹였다.


그 단맛이 내 상황을 그나마 조금은 즐겁게 해 주었고,


매일매일 즐겁기 위해 매일매일 편의점에 들려서 매일매일 초코바와 초콜릿을 사서 먹었다.


그리고 버스를 탔다. 버스 안에서 자고 있지만 자는게 아닌 잠을 잤다.


40분쯤 갔을까, 내릴 때가 되었다.


내려서 또 초코바와 초콜릿을 샀다.


아까보단 적게 샀다.


내린 버스정류장과 알바하는 곳이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입 안에 오물오물 가득 넣고 열심히 녹이며 일하러 걸어갔다.


오후 10시. 집에 가려고 버스를 타러 열심히 나왔다.


집에 도착하면 11시였기 때문에 씻고 잠 잘 준비를 하면 금방 12시가 된다.


난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려고 뛰고 또 뛴다.


버스를 타러 뛰어갔고, 버스에서 내려서 집까지 뛰어갔다.


그 땐 초콜릿을 사 먹을 시간도 없었다.


일단 빨리 집에 가서 잠이 들어야 한다.


아무리 빨리 뛰어도 잠 잘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 당시가 내가 가장 초콜릿을 하루에 많이 먹었을 때였다.


우스갯소리로 초콜릿에 의존하며, 초콜릿을 사 먹는 시간을 위해 알바를 했다.


그 후로 한동안은 초콜릿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


그 때가 생각나는게 싫기도 하고, 매일 먹던 초코바 맛이 질렸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 조금씩 그 질림이 사라질 때쯤 종종 초콜릿을 사먹는다.


진짜 효능이 있는진 모르곘지만 초콜릿을 먹으면 피로도 사라지는 것 같고,


괜히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고, 마음도 차분해 지는 것 같이 느낀다.


또한 커피와 커피향과 초콜릿도 정말 잘 어울리기 때문에


난 항상 초콜릿을 잊지 않는다.


-Hee




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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