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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1.
처음엔 이메일이 싫었다.
딱딱하고, 마음이 담아지지도 않을 것 같고, 정성도 없을 것 같았기 때문에.
그냥 손으로 꾹꾹 눌러쓰는 손편지가 좋았나보다.
그런데 이메일에도 따뜻하며,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물씬 담아지며, 한 글자, 한 글자 고민하면서 지우고, 쓰고, 지우고, 쓴 흔적이 있었다.
나 역시 그렇게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다.
아마 임시보관함에는 그렇게 쓰고 보내지 못한 메일이 남아있을지도.
2.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메일을 확인하면 광고 겸 카달로그 메일이 한가득이다.
한동안 외국사이트들의 메일링서비스들이 궁금해 마구마구 가입한 적이 있다.
그 후 우리나라와 시간이 반대인 사이트들에게 밤새 메일이 띵동띵동 온다.
정말 몇십개씩 쌓이는 메일들을 그룹핑하고, 그대로 휴지통으로 가는 메일도 많지만,
기획할때 많이 참고도 하고, 앞으로도 아마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스팸처리를 하지는 않는다.
아마, 앞으로도 몇 년간은 계속 외국에서 보내온 메일들이 내 메일함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
3.
아이폰에 알림창이 뜬다.
메일이 왔다.
무슨 메일인가 하고 제목을 보니, [C&J 모임 일정 안내 메일입니다]라고 뜬다.
응? 나는 저 모임이 아닌데. 이메일을 보낸 사람을 본다.
J였다.
바로 J에게 카톡을 보낸다.
백년만에 보내는 카톡이다.
메일을 잘못보냈다고 했더니, 실수라며 미안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밥 한번 먹자며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약속은 약속의 꼬리를 물고, 이제는 만나는 게 당연한 게 되었다.
J는 말한다.
일부러 내게 연락을 하기 위해서 메일을 잘못 보낸 척 한거라고.
음. 진실은 그 누구도 모르지만, 그 메일로 인해 연락을 하게 되었으니, 뭐. 그렇다고 치자.
-Hee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http://doranproject.tumbl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