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정말 기분 좋을때만 하나도 쓰지 않은 술.
불광동에 출장갔을때 불광시장에 있던 옛날 순대국 집으로 
(나머진 원래 그 곳에 있던 사람들이라 나만 잘 모르던) 8명정도가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10월 말이라 쌀쌀했지만 순대국집 안에는 솥에서 육수 끓이는 냄새가 솔솔 나서 그런지 공기가 후끈했고,
후덥지근한 공기 속에서 순대국 냄새를 맡으니 자연스럽게 생각나던 술.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소곱창집에서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 목청껏 떠들며 홀짝홀짝 마시던 술.
말레이시아에서는 9천원정도 하는 술.
예전에 아는 선배가 평택역 앞 홍콩반점에서 알려주던 칭쏘비율이
지금까지도 인생비율이 되서 항상 그 비율대로 맥주와 섞어 먹는 술.
신입사원때 우리팀만 야근을 했는데 일이 끝나고 대표가 순대국집에서 한 잔씩 돌리던 (맛없던) 술.
기분이 좋지 않으면 진짜 너무 쓰고, 맛이 없어서 한 모금도 마시기 싫은 술.
우정인 줄 알고 만난 사람과 연남동의 어느 바에 앉아서 토닉과 섞어마셨던 25도정도 되었던 증류수 술.
맥주보다 소주를 더 좋아했던, 그리고 정말 잘 마셨던 예쁘고 귀여운 친구가 생각나는 술.
괜히 빨갛고 얼큰한 국물이나 과자랑은 먹기 싫은 술.
이 술을 굳이 안마셨으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저녁에 4-5년 전에 내가 가장 좋아하던 친구랑
학교 앞 삼거리끝 술집에서 새우머리버터구이와 마셨던 술. (청하도 소주라고 하긴 좀 그렇나?)
지금 생각나는 몇몇 사람들과 함께 마시자고 하고 싶은 술.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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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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