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도 하지 마요 1. 나도 그 정도쯤은 할 수 있는데 자신의 방법과 내 방법이 다르다고 마치 내 방법이 틀린 것처럼 말하는 어조는 정말 옳지 않아 서로 간 역효과만 낼 뿐이야 만약 정말로 틀린 부분이 있다면 더욱 상냥하게 말해봐 2. 각자의 소신을 가지고 가는 길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2020년. 그래도 옆에서 누군가가 (굳이 그 사람에겐 그럴 필요도 없는데) 계속 말과 생각을 더하려고 한다면 그 사람의 말과 생각 뒤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정도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네 글을 읽었을 때 참 뿌듯했어. 그래도 이유없는 반항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으니까. 항상 그렇게 있어줘. 네 시간들도 많이 반짝이고 있구나. 생각했던 것보다 더. 3. 이 이야기는 지금 안 해줄 거야. 시시..
*면접 네가 그때 지원해보라고 했었던 그 자리 말이야. 사실 서류부터 떨어질까봐 두려웠어. 그 자리가 관심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야. 그 자리가 내 자리라고 확신에 찬 모습으로 말하던 네 모습을 보면 볼수록 면접은 커녕 서류 광탈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커져만 갔어. 결국 마치 내가 그 자리는 마음에 들지 않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지. 단 10초도 너랑 같은 회사에 다닐 것 같다는 헛된 꿈을 꾸고 싶진 않았어. 네게 희망을 주고 싶지도 않아서 관심이 많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어. 그야말로 헛된 꿈이라는 것을 난 알고 있었으니까. -Hee --------------------------------------------------------------------------------------- 도란도란 프로..
*연애상담 예전에 어떤 오빠는 내게 '여자친구가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 오빠 여자친구는 해외에 잠깐 어학연수갔던 상태였었지. 난 '조금만 기다리면 곧 올거야'라고 대답하면서 당시 듣던 노래를 추천해줬다. 좋으니 들어보라고. 같은과 오빠였는데 비슷한 동네에 산다는 이유와 듣는 노래가 비슷했고, 성격도 생각보다 잘 맞아서 친해졌었다. 종종 1호선 안에서 마주치기도 했었다. 뭔가 같은 동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도 서로는 절대 이성 간으로 생각되지 않았고(뭔가 그러면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덕분에 남매까진 아니지만 그 비슷하게 친해졌었다. 서로 매일 연락은 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집에 가던 길에 만나기라도 하면 마음 속에 있는 말들을 가감없이 그대로 솔직하게 털어놓던 사이. 서로 만나고 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치킨 어떤 생일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뭐라도 하고 싶어서 오기로 치킨을 시킨 적이 있었다. 특히 그날은 일요일 저녁이여서 다음날 출근해야 했는데 완벽한 월요일 아침은 마치 이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코앞에 모니터로 만든 텔레비전을 앞에 두고 10시가 넘어서 도착한 치킨을 뜯은 적이 있었다. 왜 이제서야 넌 나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듯 따지고 싶었지만 그 말은 치킨과 함께 목구멍 속으로 삼켰다. 머릿속엔 최악의 생일이라는 단어는 끝내 사라지지 않았다. 사실 뻔하게도 그 해엔 최악의 날들이 많았다. 내 생일조차 그런 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 옆에 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축하받지 못했고, 속만 상했었으니까. 아마 같은 해였던 것 같다. 오전부터 싸우고 실컷 울고 밤까지 제대로 된 밥 한 번 먹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