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 다른 이들의 책임감을 대신 생각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고 외로운 것이었네.
*공포영화 썸을 타고 있거나 연애를 막 시작하는 커플에게 개봉하는 공포영화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가 될 수 있다. 마치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 새파란 하늘을 지나 노을 질 무렵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가을의 한강 산책, 적당한 소음과 그리 밝지도, 그렇다고 매우 어둡지도 않은 카페에 앉아 마주 보고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안주 따윈 필요 없이 시원한 생맥주를 한 잔씩 비우고 사람들의 붐비는 어느 골목길을 걷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Hee --------------------------------------------------------------------------------------- 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가계부 1. 처음 가계부를 쓰려고 마음먹었을 때 앱스토어에서 몇 개의 가계부 앱을 다운받고 사용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어떤 가계부 앱은 로딩 자체가 오래 걸렸고, 어떤 가계부 앱은 (내겐) 불필요한 UI를 가지고 있었으며, 어떤 가계부 앱은 그냥 못생겼었다. 그렇게 여러 가계부 앱을 거치고 나서 겨우 한 가계부 앱에 정착을 했다. 아이콘과 테마를 소소하게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귀여운 앱. 또 그런 자그만 기능에 마음을 빼앗긴 나는 몇 년째 늘 그 가계부 앱만 사용 중이다. 나의 가계부 사용 목적은 다음 달에 빠져나갈 카드값이 얼마나 되는지, 여러 계좌에 현재 얼마의 잔금이 남아있는지, 어떤 계좌에 얼마를 더 이동시켜야 하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위함이다. 어떤 글에서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은 다신..
*Just Do It 그냥 하면 되는 건 역시 달리기가 최고. 나이키의 캐치프레이즈는 언제 들어도 기가 막힌다. 일단 운동화만 신고 집을 나서기만 하면 달리기의 절반은 일단 성공한 거다. 나머지 절반은 거의 대부분 알아서 따라오기 마련. 그렇게 맨날 그냥 집 주변을 뛰다가 올해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서 실제로 진행되는 마라톤 대회에 참여했다! 10km flag off 타임은 새벽 7시. 그런데 집에서 대회장까지 차로 40~45분이나 떨어져 있어서 전날 일찍 잠들었다. 코로나 이후 정말 오랜만에 실제 마라톤에 참여하는 거라 설레고 떨리고, 최근 몸 컨디션이 안 좋아서 걱정도 많이 됐다. 어떻게 보면 잔뜩 엄살을 떨었지. 일어나서 바나나를 먹고 소화시키려고 2시간 전, 5시에 일어나자마자 바나나를 먹었고 가는..
*나 빼고 회사엔 대표 빼고 나와 한국인 직원이 한 명 더 있었는데, 그 직원은 다른 나라로 떠났다. 그래서 사무실에서 유일한 한국인은 나뿐이다. 물론 말레이시아에도 크게 말레이시안 차이니즈와 말레이시안들로 나뉘는데 보통 말레이어로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에 가끔씩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종종 아는 말레이 단어들이 나오기도 하고, 대화하는 뉘앙스로 어떤 내용인지 파악할 순 있지만 아예 알아들을 수 없는 경우도 많아서 그럴 때마다 초반엔 영어로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물어봤다. 나도 너네 대화에 끼고 싶은데 영어로 말해달라 이거지. 그런데 몇몇이 누가 봐도 속닥거리면서 이야기할 땐 물어볼 마음도 생기지 않아 그냥 지나쳤다. 근데 그 중 한 명이 나중에 몰래 내 뒷담화를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