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진 않지만

그시간 2020. 1. 17. 16:51

 

나무, 잔디, 풀, 휴식, 놀이, 학생들, 사소함

거창하진 않지만

그들의 평화.

나의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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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20. 1. 14. 23:18

그래 다시 생각해보면 다 내 탓이다.
내 탓을 하는게 제일 마음이 편하다.
무언가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도 내 탓이고.
실패를 해도 내 탓이고,
사랑받지 못하는 것도 내 탓이고.
예전에 친구가 그랬다.
바라지말고, 바라는 것을 먼저 하면 어느 순간 그렇게 된다고.
내가 하기 나름이라고.
결국 내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언제쯤 괜찮은 사람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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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20. 1. 14. 23:03

웃고 있지 않다고 화가 난 건 아닌데.

자신의 잘못이라고 나무라는 것이 아닌데.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상해하고,
스스로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미안하지도 않으면서 미안하다고 억지로 표현하는 걸 바라는것도 아닌데.
그냥 아쉽고 그냥 많이 아쉬워서 부리는 투정일 뿐인데.
달래주기만해도 금방 풀어질텐데.
미안하지 않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도 결국,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답답해하고 
달래주는걸 바라면서 투정부리는 사람도 결국,
그 사람은 그 사람대로 서운해하고
그렇게 감정의 간극이 생기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두 사람대로 벌어지고
가해자는 없지만 피해받은 자들만 있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게 되고.

그래도 이전처럼 계속 바라지 않고, 토라지지 않고,
서툰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을 테니,
그냥 감정에 서툴고, 표현에 서툴고, 
사람을 대하는 것에 서툴 뿐이니,
그런 마음이 아닐거라고 믿으며 
스스로를 달래며 합리화하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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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20. 1. 14. 23:02

항상 사람의 마음에 정말 괜찮은지, 행복한지, 관심을 보여도,
자신에게 누군가가 관심을 가지는지, 
실제로 자기가 관심을 받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

또는 관심을 아무렇지도 않게 느끼는 사람도 있다.
또는, 그 관심이 뒤늦게 소중하다고 느껴 후회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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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2020. 1. 14. 23:01

겉보이는 현실적인 부분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상은 잠시뿐.
돈이 많아지고, 현실적으로 넉넉해져도 사람의 마음이 텅 비면 그게 무슨 부자야.
마음도 돈도 모두 좋은 것들로 차곡차곡 잘 쌓아나가야 모든 것이 빈틈없이 꽉 채워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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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1.
나를 찾아온 선물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선물은 그냥 그때뿐이고 금세 일상으로 돌아가더라. 나는 까마득히 그런 줄만 알고 있었는데, 너무 큰 의미 부여를 했나봐. 어쩔 땐 소소한 것들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내가 지겨워. 근데 그게 마음대로 되는가 말이지. 근데 다시 생각해보면 소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치게 되면 언제 웃고, 언제 신기해하고, 언제 재밌어하냐. 너무 재미없는 인생이 되어버릴 것만 같은데. 

2.
며칠 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랩을 탔다. 그 드라이버는 지금까지 내가 만났던 드라이버 중 가장 점잖은 억양(심지어 배우고 싶을 정도의 억양을 가진)을 가진 드라이버였다. 출발하기 전에도 인사말을 꽤 길게 하더니, 내리기 전에도 마치 관광버스 마지막 내릴때 방송하는 것처럼 실제로 자기 차를 타줘서 고맙다고, 좋은 밤 보내라는 등 인사말을 꽤 길게 했다. 그리고 하나 더 있다면서, 옆에서 손바닥만한 생수병(처음 봤다 너무 귀여운 생수병사이즈)을 선물로 주면서 잘 가라고 했다. 이런 사람은 처음이라 저절로 팁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그 드라이버는 팁을 받았다지. 팁을 받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행동을 한 것이라고 해도 상관없었다. 의도가 무엇이든 잊혀지지 않을 드라이빙이였다.

3.
어디선가 이런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시간은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선물이라고.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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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1.
사실 지난 한 주는 감정이 너무 뒤죽박죽 섞여버려서 컨트롤을 하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생각보다는 빠르게 회복해서 다행스럽게도 안정을 찾았다.
정말 감정은 종이 한 장 차이 같아서 아슬아슬하기도 하면서도,
또다시 곰곰이 생각해보고 다시 들여다보면 변하지 않을 것처럼 굳건하기도 하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하는 폭풍은 대비하긴 어렵고, 잘 넘기는 것이 최선이다.
폭풍에 맞서 싸우려다간 되려 후폭풍을 맞게 되어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2.
말해야 안다는 사람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사람.
만약 후자가 말을 꺼낸다면 전자는 도망가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어쩌면 후자는 전자가 자신에게서 뒷걸음질 치는 모습이 두려운 것은 아닌지.
사실 그 마음은 믿지 못한다는 마음에서 나온 생각인지,
또는 되려 겁먹고 섣부르게 짐작하는 것인지.
결국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어느 방송사 연예대상에서 누군가의 소감을 듣고 누군가가 호흡의 문제라고 말했다.
같은 말을 해도, 적당한 어조와 어투가 뒷받침되어야 진심이 더 잘 전달될 수 있는 것에 동의한다.
그렇지 않다면 오해투성이가 되어버리고, 엉킨 실타래는 더욱 커져버리겠지.

3.
나의 2주 동안의 말레이시아는 춥다. 추워!
어딜가나 에어컨을 엄청 빵빵하게 틀어놔서 치마를 자주 입는 나는
무릎이 시렵고, 다리가 시렵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더운 나라는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많이 덥기 때문에 에어컨은 어디서든 필수이고,
지금도 나는 에어컨을 틀어두고 긴팔에 긴바지에 겉에 집업 후드까지 입었다.
말레이시아에는 한국 스타필드 같은 (또는 더 큰) 대형 쇼핑몰이 정말 많은데,
그 쇼핑몰 내 옷 매장에서 가을, 겨울옷을 버젓이 팔고 있는 행태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외출 시 꼭 챙기는 것은 카페, 그랩 등 어디서든 무릎을 덮을 수 있는 내 핑크색 장미 손수건이다.
그리고 손수건 외에 또다른 소지품이 하나 더 늘었다.
말레이시아 집은 열쇠로 잠그는 문이여서 한국에서 잔뜩 사온 귀여운 키링을 (드디어 쓸모가 있는 내 키링) 열쇠에 달았다.
그랩푸드도 이제는 익숙해져서 또 시켜 먹고 싶은 음식점과 그렇지 않은 음식점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과일주스와 요플레도 나름의 기호가 생겼다.
구글 맵 내 업로드된 사진들만 봐도 이제 어떤 분위기의 카페인지, 어떤 분위기의 음식점인지 짐작할 수 있게 되었고,
나름 트렌디한 카페에서도 온리캐쉬인 경우가 생각보다 자주 있어서 현금과 동전을 더 챙기게 되었고,
링깃에 사실 무감각했는데, 직접 계산을 해보고 여러 카페와 음식점을 다녀본 결과 이 메뉴는 가성비가 좋은지,
이 메뉴는 그냥 비싼 메뉴인지, 또는 다른 곳보다 비싸게 받는 메뉴인지 감을 잡기 시작하게 되었고,
거리에 따라 아무리 가까워도 걸어갈 수 있는 안전한 거리인지, 그랩을 타고 가야하는지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촛불이 하나씩 켜지듯 서서히 알아가는 나의 말레이시아.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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