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565

2025년 여름 일기 9

#33일차 5-6년전 뉴욕 센트럴파크 마라톤 대회에 나간 이후, 여행지를 정할 때 마라톤 대회가 있는지 제일 먼저 검색해 본다. 정말 운 좋게 내가 여행하려고 계획하던 때에 마라톤 대회가 있던 적이 있다. (이번 신혼여행때가 그랬다) 만약 대회가 없어도 꼭 러닝화를 챙겨서 여행지 아침에 뛴다. 내일 새벽, 구마모토 일대를 뛸 예정이다. 벌써 신나! #34일차 이번 여행에선 산에 가고 싶어서 등산화를 챙겼고, 이른 새벽에 러닝하려고 러닝화를 챙겼다. 그리고 평소에 마구 걷고 싶어서 슬리퍼나 샌들 대신 운동화를 챙겼다. 구마모토 도착 첫 날, 산 입구에서 등산화로 갈아 신고 산에 올랐다. 활화산이라서 까맣게 변한 요상한 흙을 계속 밟을까 싶었는데 내가 일본에 도착하기 전날까지 왔던 기록적인 폭우때문인진..

그때 2025.11.19

2025년 여름 일기 8

#29일차 책상 욕심이 생겼다. 노트북과 앉을 곳만 있다면 어디든 만사 오케이라고 생각했는데, 회사에서 커다란 듀얼 모니터와 성능좋은 데스크탑으로 일을 하다보니 집에와서 작은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기 쉽지 않네. 데스크탑 세팅을 해야하나. 나만의 책상을 들여놔야 하나. 고민스럽다. #30일차 아침마다 좋아하는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마신다. 맛과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면 아침이 황홀해진다. 꿀꿀한 저녁에도 다음날 아침이 빨리 오길 기다려진다. 기분도 환기될 수 있거든. #31일차 드디어 내일 새벽 공항에 간다. 공항이라는 장소만 떠올리면 덩달아 뉴욕, 방콕, 코창, 코사무이, 호치민, 발리, 말레이시아가 떠오른다. 마음이 몽글거리는 나라들. 작년 나고야에 이어 두 번째 일본 여행은 구마모토로 간다...

그때 2025.11.18

2025년 여름 일기 7

#25일차 솔직히 이렇게까지 무식한 사람은 처음 겪었다. 무식한 사람이 자신만의 확고한 (개똥철학같은) 신념까지 곁들여져 정말 최고 무식한 사람이 되었다.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무식으로 인해 큰 코를 다치거나 스스로 머쓱한 적이 없을까. #26일차 조금은 힘을 빼고 살자. 돌멩이들이 날아오면 잡을 시간도 없이 다 저 멀리 튕겨낼 필요는 없으니까. 비장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믿자. 세상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조금은 놓아두고 살자. 먼저 계획하고, 미리 생각한 것과는 달리 조금 틀어져도 힘을 빼고 있으면 유연함이 생기게. #27일차 나는 초록색이 좋다. 초록색은 평화롭다. 고로 나는 평화롭다. 아이폰 키보드 맨 앞..

그때 2025.11.17

2025년 여름 일기 7

#25일차 솔직히 이렇게까지 무식한 사람은 처음 겪었다. 무식한 사람이 자신만의 확고한 (개똥철학같은) 신념까지 곁들여져 정말 최고 무식한 사람이 되었다.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 사람은 무식으로 인해 큰 코를 다치거나 스스로 머쓱한 적이 없을까. #26일차 조금은 힘을 빼고 살자. 돌멩이들이 날아오면 잡을 시간도 없이 다 저 멀리 튕겨낼 필요는 없으니까. 비장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믿자. 세상엔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으니까. 조금은 놓아두고 살자. 먼저 계획하고, 미리 생각한 것과는 달리 조금 틀어져도 힘을 빼고 있으면 유연함이 생기게. #27일차 나는 초록색이 좋다. 초록색은 평화롭다. 고로 나는 평화롭다. 아이폰 키보드 맨 ..

그때 2025.11.13

2025년 여름 일기 6

#21일차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을 물으면(사실 안 물어도) 언제나 '여름!'이라고 대답한다. 여름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낮이 길기 때문이고, 중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자유롭게 밤 시간도 사용할 수 있어서다. 낮이 길면 하루를 더 길게, 하루 중 무언가를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분이라 뿌듯하고, 춥지 않은 여름밤은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가 싶다. #22일차 자신과의 싸움이 제일 어렵다. 누군가 보지 않으므로 나만 눈감고 있으면 되는거라 제일 비겁하기도 하다. 포기도 쉽다. 언제 이기지. 이기고 싶은데. #23일차 무언가 꼬물꼬물 꾸미고 지속하는 게 있어야 삶의 동기가 부여된다. 축 쳐지는 날엔 어떻게든 뭔가를 더 ..

그때 2025.11.12

2025년 여름 일기 5

#17일차 테니스는 밸런스와 타이밍이다. 생각보다 섬세한 운동이라 치면 칠수록 어렵다. 그 사람의 성격과 마음이 고스란히 볼에 드러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고 빠른 스텝도 요하고 뭐 그냥 어렵다는 얘기다. 하하. #18일차 모든 사람들이 다 내 마음 같지 않다. 아무리 봐도 이상한 디자인인데 누군가는 예쁘다고 하고, 글자 간격을 조금 다르게 하면 더 보기 편할 것 같은데 바꾸지 않는다. 내 생각과 다른 경우를 마주할 때 그냥 내 자신을 조금 더 내려놓으면 편하겠지. 그래, 내가 틀릴 수도 있는 거니까!!!#19일차 어제 아이슬란드의 거대한 산맥에서 캠핑하는 사진과 함께 '세상은 넓어서 지금 하는 고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그런 내용의 글을 봤다. 그러게. 지난달 코사무이에서 3주 동안 있었을 때의 나..

그때 2025.11.11

2025년 여름 일기 4

#13일차 가끔은 그럴 수 있는 일들이 있다. 그래, 정말 가끔이니까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게 일상이 되면 문제가 되겠지만. #14일차 길을 가다 우연히 알라딘 중고서점 간판이 보이면 일단 들어가 본다. 교보문고는 어딜 가나 매대에 있는 책이 비슷비슷한 느낌인데 알라딘은 매장마다 들어오는 책들이 다르므로 이 매장에는 어떤 책들이 진열되어 있을지, 우연히 좋은 책을 만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문을 열기도 전에 설렌다. 심지어 책을 고를 땐 책 앞표지를 먼저 넘겨본다. 그곳에 누군가의 편지, 메모 등이 쓰여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 알라딘에서 사 온 책 앞표지 바로 뒷장에는 어떤 이가 누군가를 위해 작가의 친필 사인까지 받아 마음을 전한 내용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 책이 원래 주인..

그때 2025.11.04

2025년 여름 일기 3

#9일차 안 해도 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어디서 들었는데 할지 말지 고민되는 말은 하지 말아야 하고, 할지 말지 고민되는 행동은 해야 한다는데. 역시 입은 무거워야 맞다. #10일차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나날들. 같은 상황인데도 이렇게 마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다니 신기하다.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 어떻게 살아가느냐, 어떻게 행복해질까. 역시 모든 것에 대한 해법은 내 안에 있다. #11일차 그녀가 웃었다. 그녀의 웃음을 보니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고, 환해졌다. 그녀의 웃음엔 사람의 마음을 해제시키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늘 그녀의 웃음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2일차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취향은 생각보다 쉽게 알아갈 수 있다. 서로가 무엇을 ..

그때 2025.11.03

2025년 여름 일기 2

#5일차 불친절한 사람들이 싫다. 기본적으로 웃음과 친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좋다. 그렇다고 과잉친절을 바라는 건 아니잖아. 기본적으로 퉁명스럽고 뾰로통한 사람들이 있는데 언젠간 자기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지만 그게 또 잘못까진 아니니까,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웃으면 복이 온다는 소리가 괜히 있는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웃는 사람들에게만 복이 왔으면 좋겠다. #6일차 관성을 무시할 순 없다. 계속 살아온 관성이 있기 때문에 어제 반짝 달라졌어도 오늘도 역시 달라지지 않는 한 크게 변하지 않는다. 삶의 여러 관성을 이겨내려면 매일 노력해야 한다. #7일차 당시의 음악을 들으면 문득 그리운 친구가 떠오른다. 그 친구도 가끔 나를 떠올리겠지. 우리는 서로 조건없이 좋아했었다...

그때 2025.10.31

2025년 여름 일기 1

#1일차 표현은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꼭 필요한 행위다. 가족에게는 존중의 표현을, 연인에게는 사랑의 표현을, 친구에게는 관심의 표현을, 직장 동료에겐 배려의 표현을, 상대방과 운동할 때는 흥미의 표현을, 낯선 이에겐 호의의 표현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백 배, 천 배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 요즘은 ‘싫다’는 의미의 표현을 얼마나 세련되게 하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본다. #2일차 어제는 나의 20대의 절반을 완성시켰던 골목길을 다시 걸었다. 그곳에서 나는 감성을 키웠고, 사랑을 키웠고, 꿈을 키웠었다. 시간이 지나 다시 걸어봐도 마음이 울렁거리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모든 골목길은 다 동일할 줄 알았는데 동네마다 느낌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시간이었다. 한편으로는 내..

그때 2025.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