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습관들은 하나씩 고쳐나가야지 좋은 습관은 새로 들이면 그만
물론 이런 말은 내가 D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일 것이다. 당연하다. 나는 그녀를 보며 그 시절의 나를 겨우 이해할 뿐이다. 내가 스물한 살이었을 때.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주눅이 드는데, 외국 어디에 다녀왔다거나 취업했다는 선배들을 보면 능력 있어 보이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던 그때. 지금 생각해 보면 마냥 대단해 보였던 그 선배들은, 그냥 자신의 선택을 살아냈던 나보다 두세 살 많은 사람들일 뿐이었다. 중학교 때 그토록 어른으로 보였던 교생 선생님들이 내가 대학생이 되어 보니 그저 또래의 실습생에 불과했던 것처럼. 사람은 어느 나이에 이르면 무언가 있어 보이던 그 나이가 별거 아닌 걸 알게 되고, 한편으로는 돌아보는 지난 모든 시절이 아쉬워지는 걸까. 안 살아봐서 모르는 나이..
생각해보면 몰입의 문제다. 몰입이 안되면 자신감도, 확신도 없어지지. 집중 역시 안되고.
감정들 사이에서 오늘도 휘청
이야기 듣기전엔 몰랐다. 너무 이해가 안되고, 서운하기도 하고, 정말 또 다시 이리저리 머리를 굴려가며 생각해도 또 이해가 안되었는데, 나는 상상할 수도 없는 시간들이였다. 그러니 모를 수 밖에. 그의 어린 시절은 그랬다. 눈을 뜨고 일어나면 어느 누구도 말동무할 사람, 대화상대가 없고, 마치 배급처럼 때가 되면 밥을 먹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학교에 갔다가 집에 돌아와서도 텅 비어있는 집이 늘 그를 반겨주었고, 그 공간은 그냥 그의 놀이터, 그만의 공간이 되어버렸다. 그 안에서 그는 혼자 스스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덕분에 혼자 가만히 생각하는 시간이 늘었고, 누군가와 의논을 해서 해결하기 보다는 스스로 해결책을 마련했다. 정말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터득했고, 살아갔겠지. 혼자만의 템포대로 생각..
초상이 난 것처럼 울었다. 울어도 울어도 끝없이 눈물이 났다. 다음날 아침에 퉁퉁부운 눈으로 학원에 갔는데, 갑자기 칠판이 흐릿하게 잘 보이지 않았다. 원래 내가 눈이 안 좋은 것도 있지만, 그래도 책상과 칠판 사이의 거리는 그나마 보였는데, 그것도 안보였다. 순간 겁이 났다.예전에 어떤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몇 년 전 자식을 억울하게 먼저 보낸 어머니는, 그 몇 년을 수없이 울었다고 한다. 울고 또 울고, 너무 많이 울어서 이젠 시력이 거의 안좋아져서 실명위기까지 왔다는 이야기였다. 갑자기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너무 두렵고, 겁이났다. 그랬었다.
내가 술에 잔뜩 취해도 부를 이름이 없다
제일 안정적이면서도 제일 불안할 때다. 예전엔 제일 안정적인 이 때, 방심했다. 그러다가 호되게 당했지. 그렇게 상황이 반복되니까, 이젠 안정감과 불안함이 같이 와서, 뭔가 잠이 오지도 않는다. 어디까지 나는 안정감을 느껴야 할까. 사람이 사람인지라, 안정감을 느끼면 그냥 계-속 안정하고 싶은게 인간심리인데. 영원히 안정하고 싶은데 그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니까. 언제 또 불안정함이 내게 다가올지 몰라 불안하면서도 마음의 동요가 없이 편안하면서도, 이상하다. 두 마음이 혼재하여 결국 내 잠을 방해하는 것인가.
기획서는 최선일 순 있어도 최고일 순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