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1.기차 안에서 지나가는 풍경들을 보며 예전 일들을 떠올려보았다.평소에는 떠올리지 않는 순간들을,떠올리면 감상에 젖을까봐 굳이 생각하지 않았던 순간들을.결론은 아름다웠다.그 모든 것들이 다 아름다웠다.그 때의 대화도, 미소도, 분위기도, 모습도.모든 것이 아름다웠다.지금 내가 숨쉬고 있는 시간들도 전부 아름다운 과거를 만드는 순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생각의 뿌리들 대부분은 과거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어떤 경험을 어떤 식으로 했냐에 따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고,그 안에서 생각이 움튼다. 3.몇 년에 걸쳐 과거의 장소를 간 적이 있다.처음엔 낯선 장소였다가, 두 번째엔 가기 싫어진 장소였다가, 세 번째엔 아련한 장소였다가,네 번째엔 익숙한 나만의 장소가 되고야 만다.그렇게 하나, 하나..
*아무도 모르게 1.사실 체력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것에 예민하다.정말 사실이다.약골은 아닌게 맞지만,그래도 체력이 약해보인다는 말이 듣는 것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한다.그리고 더더욱 체력을 기르려고 노력한다.하지만 어쩔 수 없는 사람이라서 나도 빈틈이 있을 수 밖에 없다.그 빈틈을 누군가는 내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했고,내겐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라서 상대방에게 예민하게 굴어버렸다.예민하게 굴었던 나도,갑자기 예민해진 나를 본 상대방도,전부 기분이 좋지 않다.예민해짐을 보이기 싫은 상대방이라 더더욱 기분이 좋지 않다.그냥 이대로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다.조금만 더 마음을 가라앉히고,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 2.첫인상을 더이상 믿지 않는다.실제 모습은 첫인상과 반전이 되는 사람을 생각보다 많이..
*등산 1."왜 이렇게 빨리가?"내가 등산할 때 마다 이 말을 자주 듣는다.옆에 경치도 좀 보고, 힘드니까 조금씩 쉬면서, 쉬엄쉬엄 올라가면 되지 않냐고 내게 말한다.난 정말 산을 최대한 내 한계치 내에서 빨리 올라간다.할 수만 있다면 더 빨리 올라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성격이 급한 탓도 물론 있지만,내 몸의 근육들을 더 다그쳐서 최대치를 쓰게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평소에 운동을 마음껏 할 수 없으니 근육을 더 쓰고 싶은 욕구가 등산을 하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아, 또 등산의 묘미가 있지.김밥이나 과일 등을 가져가서 정상 부근에서 먹는 재미 때문에도 등산이 좋다.그리고 하산할 때에는 풀냄새, 흙냄새, 흐르는 물소리, 지저귀는 새소리가 참 좋다.등산 후 뻐근한 몸을 이끌고 마시는 맥주 한 캔도 최고지...
*우울 1.언제 멈추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있었다.하지만 그럴 때마다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해결되었다.그래도 시간에 결정을 맡기는 것보다 작위적으로라도 결정하는 편이 낫다.그렇지. 그게 낫겠지. 2.보고, 듣고, 느끼고, 이해하고, 소화해야 하는 것들이 하루하루 밀려온다.우울할 틈도 없이, 우울에 빠질 시간도 없이 여러 감정들이 나를 지나친다.그런 지나치는 감정들에 이제는 조금 익숙해져간다. 3.원래 두통을 모르고 살았다.그런데 며칠 전, 이제 두통이구나 싶은 두통이 왔다.두통이 왔구나, 라고 깨닫자 두려워졌다.내가 알고 싶지 않은 통증이였는데.이젠 나도 느낄 수 있는 통증이 되었다. 4.시간이 지날수록 선택이 더더욱 무거워진다는 사실이 뼈저리게 와닿는다..
*위로 1.정말이지 그 선택에는 꽤나 큰 마음을 먹었었다.그리고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려고 노력했다.하지만 그 선택이 조금씩 잘못되었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인정하기 싫지만 존재했고, 또 존재했다.그 순간들마다 어떠한 말들도, 글들도, 음악들도, 내겐 위로가 되지 않았다.위로가 되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었다.그저, 나에게는 또 다시, 또 한 번의 자책을 할 뿐이고,사실을 인정해야하는 순서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였다.솔직히 인정하기까지도 긴 시간이 걸렸다.인정해버린다는 것은 곧 내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이야기니까.몇 번이고 외면했었다.인정하기 싫어서 정말 몇 번이고 넘어가고, 외면했었다.하지만 기대와 현실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 벌어져있었다.어디서부터 내가 잘 못 짚은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소란 1.뜬금없이 그 노래를 들어보라고 권유했다.정말 가사를 되뇌이며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사실 네가 평소에 잘 떠오르지도 않았고,굳이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는데,그 노래를 듣자마자 네가 생각이 났다.그래서 뜬금없이 그 노래를 들어보라고 권유했다. 2.속시끄러운 날들이 잦았다.우스갯소리로 속이 시끄럽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그냥 웃어 넘길 일이 아니라는 걸 본능적으로 너무나 잘 알아서시끄러운 채로 그렇게 방치했다.방치를 했다. 3.그 날이 떠오른다.다음날 옷을 맞춰입고 멀리도 아닌가까운 곳을 가기로 했던 날.새벽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자꾸만 그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이리저리 내 모습을 바라보았다.이제는 너무나도 오래되어버린,12년 전 이야기다. 4.어쩌면 아주 어색할 때 참으로 소란스러운 떄가 ..
*지금 1.제대로 굴러가는 톱니바퀴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그리고 지금 내가 발을 내딛는 곳이 톱니바퀴인지도 모르겠다.올바른 마음을 먹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현명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싫어하는 것이 정말 싫어하는 것인지 모르겠다.좋아하는 것이 정말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배고픈 것이 배고픈 것인지 모르겠다.참고 있는 것이 정말 참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모르는 것 투성이다.그래도 느끼는 것이 분명히 있다. 2.좋은 영향을 주고,더 좋은 영향을 받고 싶다.그럼 나는 더더 좋은 영향을 주도록 노력할 것이고,더더더 좋은 영향을 받길 원하겠지. 3.어느 누구의 마음도 의심가능하며,어느 누구의 감정도 무시할 수 없다.어느 누구의 웃음도 진실하지 못하며,어느 누구의 눈빛은 진실하다.어느 누구의 말에는 ..
*고집 1.선택에 기로에서 내 고집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누가봐도 약간 무리한다고 싶을 정도인 순간에서도나는 내 고집대로 행동했다.수많은 고집들 중에 아직 끝나지 않는 고집들이 있다.아직도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은근하게, 또는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부린 고집들이또다시 나를 만들었고, 그런 내가 다시 고집을 부렸다.고집이 곧 내가 되어 고집보다 더 단단해진 그 무엇이 되었다.옳은 고집, 옳지 않은 고집이 있을까.고집이 곧 그 사람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그 사람의 온 우주를 토대로 고집이란 빙산의 일각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나는 사실 고집을 부리는 그들을 좋아한다.애써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려고 하는 그들을 좋아한다.그 방식이 틀린 것이라고..
*도구 개념적인 자리에 끼워져 있는 것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 슬프다.에리히프롬의 이야기처럼 원래 인간들은 모두 저런 기분을 느끼는 것인지,내가 저런 기분을 느끼는 것인지 알 수 없다.너와 나 사이에서도 알 수 없는 소외감을 느낀다.내가 있는 자리가 정말 나만을 위한 자리인지 의아할 때가 있다.나는 그냥 자리에 존재하는 것인지, 내가 자리 위에 존재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나를 잃어버리기 싫어 소리없이 아우성은 치고 있지만 쉽지 않다.나를 잃어버리기 싫어 괜한 반항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따뜻한 말 한 마디, 따뜻한 포옹 한 번이 그립지만 원한다고 말을 꺼내지 않는다.말을 먼저 하게 되면 그저 내가 시켜서, 그렇게 이야기를 들어서 하는 것이기에 입을 다문다.혼란스럽다. 그저 나 혼자만의..
*일차원 너와 있으면나는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어.너는,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어.너는 내가 생각하는 방식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기도 했어.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우리가 대화를 할 때 너는 항상 질문했었지.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냐고.무엇에 의해 그런 생각을 했냐고.내 생각에 귀를 기울이던 네가 너무 예뻐보였어.내 사고에 관심을 가지던 너를 보면 내가 많이 설렜어. 내가 생각하는 대로 네가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느껴져서,너의 프레임 안에서 내 생각보따리를 풀지 않고,어떻게든 내 프레임을 느껴보려고 하는 네가 나는 좋았어.너의 생각과 내 생각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너는 다름을 인정했어.전혀 비난하거나 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