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1.제대로 굴러가는 톱니바퀴인지는 솔직히 모르겠다.그리고 지금 내가 발을 내딛는 곳이 톱니바퀴인지도 모르겠다.올바른 마음을 먹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현명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싫어하는 것이 정말 싫어하는 것인지 모르겠다.좋아하는 것이 정말 좋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배고픈 것이 배고픈 것인지 모르겠다.참고 있는 것이 정말 참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모르는 것 투성이다.그래도 느끼는 것이 분명히 있다. 2.좋은 영향을 주고,더 좋은 영향을 받고 싶다.그럼 나는 더더 좋은 영향을 주도록 노력할 것이고,더더더 좋은 영향을 받길 원하겠지. 3.어느 누구의 마음도 의심가능하며,어느 누구의 감정도 무시할 수 없다.어느 누구의 웃음도 진실하지 못하며,어느 누구의 눈빛은 진실하다.어느 누구의 말에는 ..
*고집 1.선택에 기로에서 내 고집대로 행동을 하지 않았던 적이 얼마나 있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누가봐도 약간 무리한다고 싶을 정도인 순간에서도나는 내 고집대로 행동했다.수많은 고집들 중에 아직 끝나지 않는 고집들이 있다.아직도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은근하게, 또는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부린 고집들이또다시 나를 만들었고, 그런 내가 다시 고집을 부렸다.고집이 곧 내가 되어 고집보다 더 단단해진 그 무엇이 되었다.옳은 고집, 옳지 않은 고집이 있을까.고집이 곧 그 사람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그 사람의 온 우주를 토대로 고집이란 빙산의 일각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나는 사실 고집을 부리는 그들을 좋아한다.애써 자신만의 방식을 고수하려고 하는 그들을 좋아한다.그 방식이 틀린 것이라고..
*도구 개념적인 자리에 끼워져 있는 것처럼 되어가는 것 같아 슬프다.에리히프롬의 이야기처럼 원래 인간들은 모두 저런 기분을 느끼는 것인지,내가 저런 기분을 느끼는 것인지 알 수 없다.너와 나 사이에서도 알 수 없는 소외감을 느낀다.내가 있는 자리가 정말 나만을 위한 자리인지 의아할 때가 있다.나는 그냥 자리에 존재하는 것인지, 내가 자리 위에 존재하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나를 잃어버리기 싫어 소리없이 아우성은 치고 있지만 쉽지 않다.나를 잃어버리기 싫어 괜한 반항을 하고 있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따뜻한 말 한 마디, 따뜻한 포옹 한 번이 그립지만 원한다고 말을 꺼내지 않는다.말을 먼저 하게 되면 그저 내가 시켜서, 그렇게 이야기를 들어서 하는 것이기에 입을 다문다.혼란스럽다. 그저 나 혼자만의..
*일차원 너와 있으면나는 뭔가 특별한 사람이 된 것만 같았어.너는,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어.너는 내가 생각하는 방식을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기도 했어.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르겠다.우리가 대화를 할 때 너는 항상 질문했었지.어떻게 그런 생각이 들 수 있냐고.무엇에 의해 그런 생각을 했냐고.내 생각에 귀를 기울이던 네가 너무 예뻐보였어.내 사고에 관심을 가지던 너를 보면 내가 많이 설렜어. 내가 생각하는 대로 네가 생각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느껴져서,너의 프레임 안에서 내 생각보따리를 풀지 않고,어떻게든 내 프레임을 느껴보려고 하는 네가 나는 좋았어.너의 생각과 내 생각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너는 다름을 인정했어.전혀 비난하거나 비판..
111.졸업 드디어 내일이 졸업식이다.우리 부모님과 주변 친구들은 내 졸업식은 다시 없을 줄 알았다고 했었다.하긴. 이해는 한다. 휴학 8학기를 꼬박 다 쓰고 졸업을 했으니.부모님 입장에서는 얼마나 조마조마했겠는가.하지만 나는 졸업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눈꼽만큼도 하지 않았다.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가능한 많이 해보느냐고 휴학을 했었고,학교도 학교대로 재미있어서 학부생활을 열심히 했었다.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갓 입학했던 1학년 때,수 백개의 한자를 모조리 외워 거뜬하게 한자시험을 보고 기분좋게 나온 적이 있었고,내 생애 첫 조별모임에서는 박명수의 바다의왕자 노래를 개사해서 댄스보다 귀여운율동을 하면서 발표를 한 적도 있었고,외국인 교수님 시간에는 옆 친구를 서로 Hero라고 소개하며 그 친구의 장점을 부..
*시샘 1.주로 내가 본 질투가 심했던 사람들은얼굴에 초조함과 불안함이 묻어있었다.사람이 참 신기한게,마음 속 상태가 얼굴표정에 그대로 드러난다.나도 마찬가지다.나와 가까이 있는 친구들은내 표정만 봐도 너무나 내 마음을 잘 유추한다.아, 그런데 사실 내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부분도 크다.하하하하하하하하.그렇다고 부러 감추려고 하지도 않는다.굳이 감추고 싶지도 않다. 2.아무리 생각해도 그리스로마신화는 기가 막히다.판도라의 마음을 어찌 그리 잘 이야기로 풀어냈을까.나 판도라의 마음이 너무나 잘 공감이 간다.그래서 괜한 것에 대해 순간 시샘하게 되었는데,그랬는데,이해가 잘 안가고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괜히 한번 더 마음을 확인하고 싶고,그랬었는데,하루만에 마음을 고쳐먹었다.쓸데없이 괜한 것에 시샘하..
*너 1.단단하게 마음을 먹었다고 생각했다.정말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했다.하지만 빈틈이 많았다.마치 유리컵에 커다란 조약돌들만 쌓여가는 느낌이 들었다.조약돌 사이에 생겨난 빈틈이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그런 상태.가끔 유리컵 안에 모래알들이 우수수 한 웅큼 떨어지는 것 같긴 하지만,여전히 빈틈은 많았다.그냥 유리컵 안에 시멘트를 부어서 꽉 차게 굳어버렸으면 좋겠는데.그렇게 되기가 힘든가보다.그런 생각이 들자 단단하게 마음을 먹었던 내 마음에게미안해지기 시작했다.한 톨의 의심없이 마음을 다 잡았었는데,나만 잘하면 될 줄 알았는데,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많이 보이니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내 자신에게 심통이 났고, 실망을 했다.어디서부터 다시 마음을 다시 굳게 잡아야 할지..
*타이밍 1.중학교 1학년 때, 좋아하던 오빠가 있었다.같은 학원을 다니던 오빠였다.학교는 달라서 학교에서 보진 못했지만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아서 아침마다 어떻게든 만나려고 애를 썼다.또한 학원이 끝나고나서도어떻게해서든 만나서 같이 오려고 몰래 집오는 길에 있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하염없이 기다리기도 했다.하지만 그 오빠와의 조우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제대로 된 고백조차 하지 못하고그렇게 중학교 1학년이 지나갔다. 2.적절한 타이밍이란 과연 존재하는 것일까.내 노력으로, 내 용기로 적절하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아닐까. 3.너와 내가 타이밍이 정말 맞았던 것일까.사실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보고싶은 순간에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안고 싶은 순간에안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울고 싶..
*별 1.태어나서 지금까지 딱 두 번.별이 정말 예쁘고, 쏟아질듯 많구나, 라고 느낀 적이 있다.첫 번째 순간은 21살 때.늦은 여름에 춘천에서 일을 하다가 회사사람들끼리처음으로 춘천 소양댐에 밤에 간 적이 있었다.23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고, 사람이 아예 없었던 소양댐.가로등마저 꺼져있어 빛이 거의 없었던 그 곳.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보니, 정말 별이 엄청 쏟아질 것 처럼 내 머리 위에 떠 있었다.하늘도 맑아서 반짝이는 별들이 잘 보였다.물론 개중에 인공위성 등등도 있었겠지만.두 번째 순간은 25살 때.12월에 제주도에 갔었다. 엄청 늦은 밤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도착을 해서,미리 예약해두었던 성산일출봉 근처에 있는 리조트에 부랴부랴 갔다.야외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렸는데12월임에도 불구하고..
*준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건 너에 대한 믿음이나 신뢰가 부족했기 때문이 전혀 아니였다.너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아니였다.이제서야 겨우 내 삶이 다시 내가 생각하고 있는 정상궤도에 올라왔기에난 그저 조금만 더 나와 너에 대해 체계적으로 내 머릿 속에서 정리를 하고 싶었기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만 뭉뚱그려 이야기를 했다.너는 내 말을 충분히 오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뒤늦게 밀려왔다.아니, 네가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계속해서 몰랐을 수도 있었던 부분이였다.오히려 너는 나의 이야기를 오해아닌 오해를 하며 들었기에너는 너의 탓을 했다. 하지만 너는 아무 잘못이 없었다.확실하게 의사전달을 하지 않은 내 잘못이 있을 뿐이였다.다시 잘 풀어가고 싶었다.내가 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