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요 근래 엄청 예민해졌었던 때가 많았다. 중요한 일도, 신경써야 할 일들도 많아서. 그리고 잘 하고 싶은 일들도 있어서 더욱더 예민해졌었던 것 같다. 예민할 때에 나는 정말 내가 봐도 차갑고, 냉정하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잠이 부족할 때가 가장 예민했었다. 시험기간에 새벽까지 공부하고 잠을 한두시간 자고 일어난 아침은 정말 살얼음판이였다. 지금 생각해도 되게 까칠했었는데. 그래도 이제 잠에 대한 예민함은 버린지 오래다. 아무리 밤을 새고, 잠을 몇시간 못자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피곤함이야 물론 있겠지만. 이제는 잘하고 싶은 일이 있을때 엄청 신경을 곤두세운다. 그래도 그나마 주변사람들에겐 피해가지 않게 엄청난 마인드컨트롤을 한다. 나를 예민하게 만든 일들이 지나가면 그만큼의 허무함이 찾아오는데..
*눈빛 눈빛은 그 사람을 그대로 반영한다. 한 마디 대화 없이도 눈빛을 보면 ‘강하다’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서로 대화를 열심히 하지만 눈빛을 보면 현재 대화에 집중을 안하고 ‘아, 이 사람이 지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사람도 있다. 그렇게 눈빛은 거짓말을 못한다. 나는 사람의 눈빛을 잘 읽는 편이다. 눈치가 빨라서 그런가. 눈빛만으로도 어느정도는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물론 복잡한 속마음은 모르겠지만) 단편적으로는 알 수 있다. 물론 눈빛을 속일 수 있다. 눈빛을 속이려면 자기 자신의 마음을, 자기 자신을, 속여야 한다. 나 역시 눈빛을 속인 적이 있다.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눈빛을 속이려면 그대로 내 심리상태가 눈빛에 반영되기 때문에, 마음까지..
*연필 1.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거실에서 숙제를 하려고 연필을 깎았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에서 물을 마셨다. 그리고 더워서 거실을 지나 베란다에 가서 창문을 열었다. 그리고 다시 거실로 돌아와 앉아서 숙제를 하려는 찰나! !!!!!!!!!!!!!!!!!!!!!!!!!!!!!!!!!!!!!!!!!!!!!!!!!!!!!!!!!!!!!!!!!!!!!!!!!!!!!!!!!!!!!!!!!!!!!!!!!!!!!!!! 왼쪽 엄지발가락에 굉장한 통증을 느꼈다. 발가락을 쳐다보니 아까 정말 뾰족하게 깎아놓은 연필이 내 왼쪽 엄지발가락 아래쪽에 박힌 게 아닌가………………………. 호러다 호러. 어떻게 이럴수 있지……. 일단 연필심이 안에서 부러지면 더 큰일나겠다는 생각에, 아픈 것을 참고 연필을 조심스럽게 내..
#염색 1. 나의 하루는 내 머리가 갈색이였을때, 검정색으로 염색을 하고 싶었다. 친구 Y양에게 물어보니, 검정색은 집에서 염색을 해도 괜찮다고 나에게 일러주었다. 그래서 검정색 염색약을 사들고 집으로 갔다. 집에 도착하니, 엄마 아빠가 약주를 하고 계셨다. 그래서 엄마에게 염색을 해달라고 하니, 술을 드셨다며 모른척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오늘은 염색을 못하겠구나, 했는데, 갑자기 청하 한 병에 얼큰하게 취한 아빠가 염색을 해준다고 했다. 음. 일단 고마운데, 과연 그 아빠 상태에서 염색을 할 수 있을까.. 의심을 해봤다. 하지만 내 성격은, 한번 마음 먹으면 바로 실행에 옮기고, 또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아빠에게 내 머리를 맡겼다. 아빠의 손아귀 힘은 굉장히 세서 머리가 아팠다. 그..
도란도란 프로젝트 안녕하세요. 도란도란 프로젝트 페이지를 개설했습니다. 도란도란 프로젝트란,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성별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 프로젝트입니다. 담백하고 소소한 글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업데이트 됩니다. 일주일에 조금씩만 여유를 내어 읽어주세요 아! 그리고 이 글들을 함께 읽고 싶은 사람을 살짝 초대해주세요! https://www.facebook.com/doranproject
#밥 1. 머리털나고 난생처음으로 엄마한테 밖에서 밥을 사 준적이 있다. 나는 21살 때였고, 염리동에서 자취를 하며, 홍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을 적이다. 엄마랑 통화를 했는데, 내가 엄마보고 서울로 놀러오라고 한 것 같다. (잘 기억은 안난다)엄마는 토요일이 되자 홍대를 방문하셨다. 나는 엄마를 데리고 홍대 미술학원 거리에 내가 좋아하던 ‘이찌방테리야끼’라는 가게를 갔다. 그 가게에서 고기를 찍어먹는 소스가 엄청 달달하며 맛있어서, 그걸 꼭 엄마랑 같이 먹고 싶었다. 엄마랑 둘이 앉아, 지금 어떻게 살고있냐, 밥은 어떻게 먹냐, 아르바이트는 괜찮냐, 는 등의 주제로 이야기를 하면서 음식이 나오길 기다렸다. 음식이 나오자 고기 한 점에 소스를 듬뿍 찍어 엄마에게 드렸다. 다행스럽게도 엄마는 맛있다고 해..
*꿈 : 막연한 꿈 그냥 막연하게 내 꿈은 건강하게 살고싶은 것. 몸도, 마음도, 생각도, 모든 것이 병들지 않고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씩씩하고 건강하게 사는게 내 꿈. 그리고 애교 없는 내가 애교를 부리고, 칭얼대기도 하며, 내가 힘들거나 지칠 때 오래오래 기댈 수 있고, 나를 무지막지하게 사랑해주고, 끝까지 믿어주는 그런 사람과 함께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하고 싶어하니까 마음 껏 요리할 수 있는 것. 그리고 멋진 그릇에 그 요리를 담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모두 초대해 대접하고 싶은 것. 그 사람들과 철학, 문학, 트렌드, 예술 등의 여러가지 분야를 넘나들며 시시껄렁한 담소를 나누고 싶은 것. 커피 향을 무지 좋아하니, 내가 사는 집엔 커피향이 가득 한 것. 움직이..
*신기루 1.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이 있었지. 나에겐 정말 꼭 맞는 말.어떤 사건에 대해, 사람에 대해, 기대를 하게 되면 정말 기대한 만큼, 실망을 했다.기대가 크면 클 수록, 실망도 커져만 갔다. 정말 신기하리만큼, 항상 그랬다.그 실망에 지친 나는, 기대보다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했다.그렇게 되면 그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어디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항상 자기가 운동경기를 보면, 응원하는 팀이 진다고.뭐, 나 역시 그런 맥락이랄까. 언젠가부터 기대를 하지 않는 습관을 가졌다.이런 습관을 가지면서 느낀 좋은 점은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으니, 실망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사람에 대해 기대를 하게 되면, 내 머릿속의 그 사람은 당연히 내가 기대하고 원하는 상의 사람이 되..
*사탕 사실 나는 사탕보다 초콜릿을 더 좋아한다. 사탕은 거의 좋아하지 않는다. 사탕을 언제 먹어봤더라, 하고 생각을 해봤는데 도무지 어떤 사탕을 언제 먹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하지만 초콜릿은 나랑 친하다. 특히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 기분이 우울할 때, 머리가 복잡할 때, 초콜릿을 먹으면 그 순간이나마 모든 복잡과 우울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루에 알바를 두 개씩 뛴 적이 있다. 아, 두 개씩 뛴 적이 예전에도, 또 그 예전에도 있었구나. 아무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다. 그리고 겨울이였다. 머리는 전 날 감고자야했다. 새벽4시에 일어나서 머리를 말리려면 시간이 오래걸렸기 때문이다. 내 주변 사람들도 거의 보지 못했던 모습인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반팔에 그 위엔 맨투맨티를 입고 또 그 위..
*손톱 내겐 징크스라고 하기엔 조금 거창한 것 같고, 그냥 신경쓰이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손톱.어쩌다 내 손톱이 길다고 느껴지면 그 날 하루는 굉장히 찜찜하다.일을 해도 잘 마무리 짓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빨리 집에가서 손톱을 깎고 싶은 생각 뿐이다.그리고 나는 손톱을 굉장히 자주 깎는다. 3~4일에 한 번씩은 깎는다.더이상 키는 자라지 않고, 손톱과 머리카락은 금방금방 자라는 것처럼 느껴지는건 기분탓일까.하하하하.그래서 손톱을 아침에 깎으면 그 날은 기분이 산뜻하고,손톱을 자기 직전에 깎으면 그 날은 기분좋게 잠든다. 푸하하하하하.덕분에 여자들이 많이 좋아하고, 남자들 또한 하는 사람이 점점 늘고있는 네일아트도 관심이 거의 없다.그 거리에 있는 흔한 네일아트샵 한번 가보지 않았다. 손톱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