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

그때 2016.09.28 20:34

처음 만날 때부터 그녀는 달랐고, 그 다름이 너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그녀의 움직임에는 솔직함과 당당함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비밀을 감추고 있는 사람처럼 은밀했다. 그 은밀함이 너의 응시로 자꾸만 깊어졌고, 자꾸만 너를 끌어당겼다. 너는 바싹 마른 들개처럼 그녀를 구하고, 그녀의 삶에 간여했다. 너는 그녀에게로 기울어졌고, 그녀는 너를 버거워했다.


그녀가 마음을 걷어 간 자리에 물길이 생기고, 세찬 물결이 너의 발목을 휘감는다. 비로소 너는 네가 깊은 물속에 빠져버렸음을 깨닫는다. 중심을 잃은 너는 더 이상 그 강을 건널 수 없다. 거닐고, 지나치고, 떠나는 일, 그리하여 어딘가 넓은 나루에 이르는 일은 불가능해졌다. 범할 간이 건널 섭을 뛰어넘어버렸다.


월요일 새벽에, 너는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며 희미하게 신음한다. 멀리서 벌레 우는 소리가 들리고, 해는 영영 떠오르지 않을 것 같다. 지나가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너는 생각한다. 네 생각이 틀렸다고 이야기해줄 그녀는 이제 없으므로, 지나가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세계 안에, 너는 영원히 갇힌다.


-황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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