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을 때다
물론 이런 말은 내가 D를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하는 말일 것이다. 당연하다. 나는 그녀를 보며 그 시절의 나를 겨우 이해할 뿐이다. 내가 스물한 살이었을 때.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어 주눅이 드는데, 외국 어디에 다녀왔다거나 취업했다는 선배들을 보면 능력 있어 보이고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싶던 그때. 지금 생각해 보면 마냥 대단해 보였던 그 선배들은, 그냥 자신의 선택을 살아냈던 나보다 두세 살 많은 사람들일 뿐이었다. 중학교 때 그토록 어른으로 보였던 교생 선생님들이 내가 대학생이 되어 보니 그저 또래의 실습생에 불과했던 것처럼. 사람은 어느 나이에 이르면 무언가 있어 보이던 그 나이가 별거 아닌 걸 알게 되고, 한편으로는 돌아보는 지난 모든 시절이 아쉬워지는 걸까. 안 살아봐서 모르는 나이..
그때
2018. 12. 26.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