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결
*결 1. 이제까지 잘 다듬어왔다고 생각했다. 계속 이대로만 더 다듬어가면 더할 나위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대로 두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일의 정도, 사람의 마음, 믿었던 관계, 심지어 나의 마음까지도. 곱게 다듬었다고 생각한 것들은 너무나도 무심하게 거칠어졌다. 거칠어졌다고 버릴 수 있는 것들이 있을까. 이미 고르고 골라서 다듬었던 건데. 내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뭐겠어. 또 다듬는 수 밖에. 2. 산송장같이 거실바닥에 오랜시간 누워 생각을 해봤다. 생각이 생각에 꼬리를 무니, 거의 시간여행 수준이 되어버렸다. 13살때의 나도 나오고, 15살때의 나도 나오고, 19살때의 나도 나오고, 21살때의 나도 나오고, 24살때의 나도 나오고, 26살때의 나도 나오고, 2015년의 나도 나오고..
도란도란 프로젝트
2019. 3. 10. 2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