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기다림
*기다림 생각보다 늦게 온 너는 내게 미안하다고 연신 사과했다. 하지만 나는 사실 너를 기다리지 않았다. 짧지 않은 순간들 동안 나는 내 마음을 살펴보기에 바빴다. 내 손에 들려있던 책의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이왕 손에 책이 들려있으니 읽어볼까, 하며 책을 펼쳤지만 전혀 단어와 문장들이 읽히지 않았다. 나는 내게 되묻고 또 되물었다. 물론 100% 객관적이기 힘들지만. 언제나 내 자신을 살펴보듯 잘 하고 있는 지, 정말 괜찮은지.내 선택과 행동에 조금이나마 내가 놓치고 있는 틈은 없는지. 최대한 감정들을 딱딱하게 만들고, 사실들만 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홍수같이 밀려드는 감정들이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자꾸만 나를 흔들었고, 내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었다. 그 감정들에게 속지 않으려고 애..
도란도란 프로젝트
2015. 9. 19. 1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