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비
*비 10년 전 비가 오는 날에는, 한 육교 밑에 어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있었다. 그 둘은 우산이 없어서 마냥 먹구름으로 어두컴컴한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내심 속으로는 비가 그치지 않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로의 속 마음은 알 턱이 없었다. 머지않아 조금씩 조금씩 비가 그치고 있었고, 그 둘은 잘가라고 인사를 한 뒤, 반대방향으로 뛰어갔다. 9년 전 비가 오는 날에는, 한 여자아이가 나름 서글픈 이별을 한 후 비를 맞으며 집에서 뛰쳐 나왔다. 가랑비여서 맞고 또 맞으면 옷이 많이 젖을 비의 양이였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그땐 여름이였고, 감기는 걸리지 않았다. 차라리 이렇게 감기에 걸려서 아팠으면 좋겠다는 어린 생각을 했었다. 8년 전 비가 오는 날에는, 한 여자아이가 교실 ..
도란도란 프로젝트
2014. 5. 13.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