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2) 1. 사실 지난 내 생일에는 황당한 편지를 받았다. 친한 회사 동료이자 나의 첫 말레이시아 친구 Y가 나한테 선물과 편지를 줬는데, 편지를 열어보니 구구절절 좋은 말들이 가득 했었지. 물론 영어였지만 'brave', 'genuine', 'adventure', 'dear'등 빼곡하게 깨알같이 꾹꾹 눌러 쓴 느낌의 편지를 보고 감동했었는데... 읽어보니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지 뭐람. 주어가 Y and I 로 되어있는 거야. 응? Y가 쓴건데 왜 자꾸 Y랑 I라고 되어있지? 싶었는데, 알고보니 Y의 남자친구가 내게 쓴 편지였다. 물론 Y의 남자친구도 전에 만난 적이 있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 Y의 남자친구 시점에서 쓰여 있는 편지였다. 그래서 Y에게 그대로 말했다. '이거 주어가 이상해! 난..
1.언제였더라,가방 속에 손을 넣어보면 조용하게 자리를 차지하던 편지가 있었고,지갑을 열어보아도 꼬깃꼬깃 접은 편지가 있었다.어릴 때 보물찾기를 하다가 상품이 적힌 쪽지를 발견하듯이,서랍 깊숙이 잠자고 있던, 그동안 잊고 지냈던 귀걸이를 발견하듯이,의도치 않게 편지를 발견할 때면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엄청 기쁘고 설레는 마음을 꾹꾹 참아내며,편지를 발견한 짜릿함을 조금 더 느끼고자 몇 초 전, 몇 분 전, 편지를 발견한 순간을 다시금 새기고자,고이 접혀진 종이를 쉬이 펴보지도 못했었다.그리고 나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편지를 읽어내려갔다.원래 글을 읽는 속도가 빠르고, 성격이 급하여, 빨리 읽어내려가고 싶은 눈길을자제하고, 자제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놓칠새라 소중하게 읽어내려갔던,그런 때가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