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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182.억지

puresmile 2017. 7. 2. 21:04

*억지

1. Life is
죽게 되는 순간이 닥치면 지금까지 살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고 하는데,
내가 그런 상황에 놓일 경우 그 주마등을 이루는 기억들이
어떤 기억들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겪었던 것들을 기억하려고 했다.
그런데 과거를 기억하려고 애쓰니, 
애써 잊고 싶었던, 좋지 않았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좋지 않았던 순간들이 하나 하나 기억해내는 나도 웃기지만,
애써 떠올린 내 자신 덕분에 우울해진 나도 웃겼다.
만약 내가 죽을 고비에 나의 좋지 않은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면
더 우울해져서 차라리 죽고싶은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까, 라고 생각하다가
아니야, 역시나 죽음은 두려운 것이고, 아무리 잊고 싶은 순간들이 와도
내가 살아있는 것이 곧 행복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끝을 맺었다.
근데 정말 살아있는 것이 행복한 것일까?
그렇겠지?

2. -
억지로 하는 모든 것들은 전부 슬프다.

3. -
진심을 다해 마음을 표현해도,
아닌 건 아닌거고, 통하지 않는건 통하지 않는 것이였다.
진심은 아무 힘이 없다.
가여운 마음의 종류일 뿐이다.
씁쓸하다.

4. -
의미가 없어져버린 순간들.
의미 없는 대화들.
의미 없는 물음도 차마 할 수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우울하고, 속상하고, 슬퍼져서
아예 생각하지 말까도 싶었지만
현실은 현실이고, 내가 들은 말들은 결코 내게서 사라지지 않았다. 
날카롭고 잔인한 말들.
난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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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프로젝트

나이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고, 서로 하는 일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네 사람이 모여

같은 주제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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